헝가리 과학자인 카탈린 카리코(왼쪽)와 미국 의사 겸 과학자인 드류 와이스먼 박사가 지난 4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에서 열린 제9회 혁신상 시상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들은 10월 2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아카데미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길을 연 메신저 RNA(mRNA) 기술에 대한 연구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AFP 연합뉴스

"믿기지 않는다. 어머니가 하늘에서 소식을 듣고 있을 것이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헝가리계 미국인 과학자 커털린 카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은 2일 스웨덴 라디오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 수상 소감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리코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내가 교수도 아니던 10년 전에도 노벨상 발표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며 "항상 '어쩌면 네 이름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나는 연구비를 받지 못했고 팀도 없었기 때문에 웃어 넘기기만 했고, 그때는 내가 강등돼 교수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카리코 부사장은 대학과 정부의 연구비 지원 중단과 핍박 속에서도 연구를 포기하지 않은 과학자다. 1980년대 헝가리에서 미국 템플대로 넘어와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친 카리코 부사장은 수십 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다. 실험실에서 먹고 자며 연구에 매진했지만 당장 손에 잡히는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대학으로부터 추방 협박이 이어졌다. 1989년 펜실베이니아대로 적을 옮겨 연구를 이어갔지만 대학은 물론, 기업이나 정부 지원도 받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도 카리코 부사장이 교수 자리를 유지할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는 여러 어려움에도 끈기 있게 연구를 이어갔다. 여기엔 어머니의 무한한 지지와 사랑이 있었던 것이다. 그 당시 카리코 부사장과 함께 연구를 이어간 사람이 바로 이번에 함께 상을 받은 드루 와이스먼 교수다.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는 스웨덴 라디오를 통해 "수상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누가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며 "나는 크게 축하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마도 오늘 저녁은 가족과 함께 근사한 식사를 하러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들어온 mRNA가 체내에서 어떻게 염증반응을 일으키는지 연구해, 바이러스의 유전체 일부(mRNA)를 세포 속에 넣어 부작용이 거의 없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수상자에겐 상금 1100만크로나(약 13억6000만원)가 지급된다. 카리코 부사장과 와이즈먼 교수는 이를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을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노벨상 6개 분야 중 하나로 생리학 또는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한 사람이 받는다. 1901년 노벨상 제정 이후 생리의학상은 지난해까지 총 113차례 수여돼 225명의 수상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