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 3가지 항암제를 병합 투여하는 치료법의 치료 효과가 기존 치료법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암은 수많은 세포분열 중에 발생하는 유전자들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암을 일으킨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겨냥해 치료하는 게 표적치료제인데, 환자마다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가 달라 같은 암이라도 치료법이 다르다. 난소암 환자의 80%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 않다.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소속 이정윤∙김상운 교수, 김유나 강사 연구팀은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올라파립, 베바시주맙, 펨브로리주맙 3제 유지요법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18일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10월 20일부터 2022년 3월 22일까지 BRCA 돌연변이가 없는 백금항암제 민감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3제 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2.4개월로 기존 치료 대비 약 15개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한 기간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6개월∙12개월∙18개월무진행 생존율은 각각 88.6%, 84.0%, 71.4%로 약제의 장기 지속효과(durable response)를 보였다.
올라파립 등 PARP 단백질 표적항암제는 BRCA 돌연변이가 없으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런 환자에게는 항암치료 후 유지요법으로 PARP 억제제 또는 베바시주맙 단독요법을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기존 치료의 무진행 생존 기간이 7~9개월에 그친다.
난소암 환자 80%는 재발을 경험하고 재발을 거듭할수록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첫 재발 때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한데, 국내 연구진이 좀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유지요법 2상 연구의 책임연구자인 이정윤 교수는 "BRCA 돌연변이가 없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유지치료 옵션으로 올라파립을 포함해 각기 다른 기전을 가진 세 가지 약제를 병합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부인암 임상시험그룹(APGOT∙Asia-Pacific Gynecologic Oncology Trials Group)연구로, 한국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 4곳과 싱가포르의 여러 기관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7.69)에 게재됐다.
한편, 올라파립은 아스트라제네카 PARP 억제제 린파자의 성분명이다. 베바시주맙은 로슈의 VEGF 억제제 아바스틴의 성분명이고, 펨브로리주맙은 머크(MSD)의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성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