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남을 해칠 우려가 있는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준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강제로 입원시켜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사법입원제'를 이른 시일 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신질환자 관련 흉악범죄가 잇따른 데 따른 대책의 일환이다.
조 장관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신질환자 입원제도 개선 방안을 묻자 "사법입원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조 장관은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서 가족과 의사에게 책임을 과도하게 물리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독일 등은 사법입원제도를 활발히 운영하는데, 그 제도를 참고해 입원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의) 강제입원 기준을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보호자 동의가 없더라도 법원이 최종 판결을 해서 사법입원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법입원제는 중증 정신질환자를 치료 목적으로 강제 입원시킬 때 법원이나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준사법기관이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강제 입원은 가족이 신청하거나 지자체장이 신청하면 가능하지만 환자 인권 문제 때문에 절차가 까다롭다.
여기에 최근 서울 신림역 일대 흉기 난동 사건, 경기 분당 서현역 인근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들이 모두 정신 질환을 앓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중단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강제 입원 시켜서 제때 치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사법입원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날 조 장관의 답변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하지만 '사법입원제'를 도입하기에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대법원은 경남 진주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등으로 사법입원 관련 법안이 발의됐을 때 '신중 검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