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암세포를 확인하고 주변 물 분자를 가열해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향후 악성 뇌종양처럼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암 질환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는 이준석 화학과 교수와 이동윤 생명공학과 교수, 김영필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근적외선 영역 신호처리와 국소적 물 분자 가열 광열치료가 가능한 다기능성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광열치료는 나노입자를 이용해 수술이나 항암제 없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정상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어 차세대 암 치료 기술로 주목받는다. 나노입자가 체내에 투입돼 암세포와 만나면 형광 이미지로 나타나 정밀한 진단도 가능하다.
기존 광열치료는 네오디뮴(Nd)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이온끼리 서로 반응하는 교차이완 현상에 의존해 광열효과가 8.8% 정도로 낮아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근적외선 파장대인 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영역의 물 분자를 가열하기 위해 네오디뮴과 이터븀(Yb)으로 이뤄진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물 분자의 1㎛ 영역에서의 강한 흡광을 기반으로 광열효과를 일으켜 정상 세포를 제외한 암세포 주변의 물 분자만 가열했다. 새로 개발된 나노입자는 기존 네오디뮴 교차이완에 기반한 소재보다 약 3배 향상된 광열 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나노입자에 빛과 결합해 큰 에너지를 내는 톨륨(Tm)을 도핑해 긴 수명을 가지는 근적외선 이미지 처리 기능을 추가했다. 기존 기술로 체내 현상을 영상화할 때는 생체에서 자체적으로 형광 신호가 발생해 관찰하고자 하는 인체 상태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마이크로초·1㎲는 100만분의 1초)의 신호를 가져 ㎱(나노초·1㎱는 10억분의 1초)의 자가 형광 신호를 피한다.
이준석 교수는 “암세포 주변의 물 분자만 국소적으로 가열하는 새로운 방식의 광열효과를 적용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광열효과를 위한 다기능성 나노입자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동윤 교수는 “이번 연구의 사업화를 통해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난치성, 재발성 암 환자의 치료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13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384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