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홍수연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왼쪽부터),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윤영미 대한약사회 정책홍보수석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보험사 편익만을 위한 보험법 개정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15/뉴스1

실손보험의 의료비 청구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15일 오후 국회 첫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등 의약 단체들은 법안 보이콧과 위헌소송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약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하면 의료데이터 전송 거부 운동 등 보이콧과 위헌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의료비 가운데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급여 항목을 제외한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환자가 실손 보험금을 청구할 때 필요한 서류를 병원이 환자 대신 보험사에 제공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현재는 실손보험을 청구하려면 병원 진료 이후 병원⋅약국에서 관련 서류를 발급받고 팩스나 앱 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비자는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 그 대신 보험사가 전문 중계기관을 통해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위탁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중계기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의료계는 이 법이 시행되면 보험사나 의료 데이터 전송 대행 기관(중계기관)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고, 보험사가 축적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실손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개정안은 환자와 병원이 보험사로 정보를 전송하는 방법을 외면하고, 오직 보험사의 편의성만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위, 의료계, 보험협회가 참여하는 정부 산하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11차례 논의했지만, 여기서 논의한 내용은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이들은 "국회 법안소위에서 환자와 병원이 정보 전송의 주체가 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마련해 추후 심사하겠다고 밝혔으나, 명문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자와 병원이 자율적인 방식으로 의료 데이터를 직접 전송할 수 있도록 하고, 정보 전송 대행기관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개발원은 제외하고, 보험금 청구 방식 간소화와 전자시스템을 통한 전송 인프라 구축 및 비용 부담 주체 결정 등을 우선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폐기하고, 국민과 의료인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