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꾸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31일 691번째 마지막 회의를 열고 해산한다. 내달 1일 0시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중대본을 꾸린 지 3년 4개월 만에 일상으로 돌아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3170만3511명으로 전국민의 10명 중 6명이 한 번 이상 코로나에 걸렸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사람은 이날 현재까지 3만4754명에 이른다. 이달 들어 확진자 수가 늘고 있고, 매일 2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엔데믹(풍토병화)를 논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의 감염병으로 다루며 함께 살아갈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한 달여 만인 2월 23일 중대본을 처음 꾸렸다. 대구와 경북에서 확진자가 매일 100여 명씩 발생하면서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위기경보 수준이 상향 조정되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끌던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휘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됐다.

중대본의 방역 정책은 변이 바이러스 등장과 유행 규모에 따라 그때그때 바뀌었다. 2020년 3월 대구 신천지 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정 총리가 직접 대구로 내려가 상황을 지휘했다. 당시 여당에서 '대구 봉쇄' 발언이 나오자 시민들이 반발하면서 극심한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몇 차례 큰 파고가 있었지만 정부의 방역정책은 2021년 가을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중대본은 유행 규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조치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짰다. 한때 사적모임 인원을 2명으로 제한했다가 10명으로 늘리기도 했고 확진자가 확산하자 다시 숫자를 축소하는 방식이다. 중대본은 사우나와 목욕탕 같은 다중이용시설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마스크 착용 의무 강화를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2021년 2월 미국과 영국보다 늦었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루 확진자 규모는 수백 명대에서 수천 명대 수준에 머물렀는데 당시 유행하던 알파형·델타형 변이는 전파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지난해 봄 가장 큰 고비가 찾아왔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1월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했는데 전세계적으로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던 때였다. 결국 2021년 12월에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코로나 유행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애초 초기 개발된 백신은 우한에서 채취한 검체를 바탕으로 제작됐는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안감은 커졌다.

지난해 3월 17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62만명이 보고되며 최정점을 찍었다. 같은 달 24일 하루에만 469명이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들어 주간 입원자 숫자는 500명대에서 오르락 내리락했다. 변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백신 접종을 2~3차까지 확대했지만 백신 접종자는 1차보다 확실히 줄었다. 방역 당국은 뒤늦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위드 코로나' 선언 45일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3년 4개월 만에 국민께서 일상을 되찾으시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다. /대통령실

지난해 말 역설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감염되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으면서 '자연면역'으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백신과 치료제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단계적 일상회복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사적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을 풀었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 입국자 격리와 입국 전·후 유전자증폭(PCR)검사 의무도 차례로 폐지했다.

지난 겨울철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여러 종이 나왔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코로나 확산은 없었다.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3만~4만 명대를 오르내렸다. 정부는 봄부터 일상회복에 속도를 냈는데 지난 3월 대중교통에서 실내마스크 의무착용을 조정했으며 같은 달 3단계에 걸쳐 진행하는 '일상회복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달 1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2단계 일상회복 로드맵을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지 10개월 만이었다.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히향조정되면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도 사라진다. 입국 후 PCR 검사 권고도 해제된다. 병·의원과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일상 회복으로 전환되더라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에는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 당분간 유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음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일지

[2020년]

▲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 '관심'에서 '주의'상향

▲ 2월23일 중수본, 중대본으로 격상 (감염병 위기 경보 최고 수준 '심각'상향)

▲ 3월12일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 4월1일 모든 입국자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

▲ 8월23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국 확대

▲ 10월13일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 12월24일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 금지

[2021년]

▲1월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구성

▲1월28일 '코로나19 전 국민 무료 예방접종 실시 방안' 발표

▲2월26일 국내 첫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시작

▲4월12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전면 의무화

▲7월12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최고 수위 격상

▲10월18일 3차 접종(부스터샷) 시작. 단계적 일상회복' 발표

▲11월29일 일상회복 전환에 따른 재택치료 확대

▲12월1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국내 유입

▲12월6일 =방역패스(접종증명 ·음성확인) 확대, 수도권 6명까지 모임 허용

[2022년]

▲ 1월12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도입

▲ 2월9일 접종 여부 관계없이 확진자 격리 7일로 단축

▲ 2월19일 사적모임 인원 전국 6인, 영업시간 23시로 완화

▲ 3월1일 방역패스·확진자 동거인 격리 의무 폐지

▲ 4월18일 거리두기 해제,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

▲ 4월25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2급 하향 조정

▲ 5월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해제

▲ 10월1일 입국자 귀국 후 검사 의무 전면 해제

▲ 10월11일 2가 백신 동절기 추가접종 시작

[2023년]

▲ 1월2일 중국발 입국자 PCR 검사 의무화

▲ 1월5일 중국발 입국자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 1월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1단계 해제

▲ 3월1일 중국발 입국자 PCR 검사 의무 해제

▲ 3월11일 중국발 입국자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 해제

▲ 3월20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 4월7일 코로나19 동절기 예방접종 종료

▲ 5월5일 WHO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해제

▲ 5월11일 중대본 일상회복 로드맵 발표

▲ 5월31일 중대본 마지막 회의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