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소화제 브랜드 '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000020)의 경영 체제가 오너 일가 4세인 윤인호 대표이사 사장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인호(42) 대표는 해외 시장 공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윤도준 회장의 아들인 윤 대표는 2013년 동화약품에 입사해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현재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 대표 체제 출범 전후인 지난해와 올해 이 회사는 조직과 인사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이인덕 해외부문 총괄 부사장과 이택기 광고홍보실 상무 등 주요 임원이 회사를 떠났고, OTC 마케팅을 맡았던 김대현 전무와 활명수 PM 박기범 이사 등도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의 작은 아버지 윤길준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누나 윤현경 상무도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직 쇄신에 이어 윤 대표가 주력하고 있는 게 바로 해외 시장이다. 동화약품의 마케팅 전략도 이에 맞춰 크게 변화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1897년 9월 25일 설립돼 올해 129주년을 맞았다.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장수 제약사가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윤인호號, 129년 활명수 들고 미국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첫 주자가 바로 '케이오디(K.O.D)'로 명명한 활명수 글로벌 제품 '활명수1897액'이다. K.O.D는 'Korea Original Digestive'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이는 기존 활명수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별도로 만든 것이다. 활명수를 기반으로 하되 해외 소비자의 기호와 특성에 맞춰 맛과 성분을 달리한 의약외품이다.
윤 대표가 K.O.D의 글로벌 모델로 선택한 것은 하이브(352820)가 BTS에 이어 배출한 보이그룹 중 하나인 '코르티스'다. 코르티스를 앞세워 'K-Food엔 K.O.D'라는 메시지를 내걸고 한식을 먹은 뒤 K.O.D를 즐기는 새로운 식후 문화를 해외에 알리겠다는 게 이 회사의 구상이다.
코르티스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3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는 점도 선택 배경으로 꼽힌다.
회사는 국내 약국과 면세점에서 먼저 출시한 뒤 이달부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마트와 약국, 올리브영 등에서 판매하고 아마존에도 K.O.D 브랜드관을 운영한다. 이 회사 직원들은 "K.O.D를 미국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물론 흥행시키는 게 주요 과제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 못한 수요, 외국인 관광객 입소문 탄 '큐립 연고'
입술염 치료제 '큐립연고'도 최근 이 회사가 새로운 성장 품목으로 꼽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입술 갈라짐과 입술염 치료를 목적으로 허가된 일반의약품이다.
2024년 7월에 국내에 출시됐는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큐립은 지난해 약국 판매 기준 3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678%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출시 약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60억원을 기록했다.
큐립은 소비자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국내 한 인플루언서가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 중 하나로 큐립을 소개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 가면 사야 할 의약품'으로 소개하면서 소위 바이럴 홍보가 됐다.
회사는 이를 성장 기회로 삼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생산설비 투자도 계획 중이다. 동화약품 측은 "국내 소비자의 입소문에서 출발한 제품이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새로운 소비층을 만나면서 해외 사업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며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주공장을 중심으로 큐립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