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GC녹십자웰빙(234690)의 최근 3개월간 주가가 20% 가까이 오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원래 영양 주사로 유명하지만 비만 시장에 진출하며 투자자들 관심을 받고 있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유통하는 것을 넘어 턱밑 지방 분해 주사 국내 판권을 손에 쥐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허가를 거쳐 상업화까지 성공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턱밑 지방 분해 주사 韓 판권 확보

GC녹십자웰빙은 이스라엘 기업 라지엘테라퓨틱스(라지엘)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라지엘은 턱밑 지방을 공략하는 주사제 후보 물질(RZL-012)을 개발한다. 기존 지방 분해 주사는 1개월 주기로 3~6회 투여해야 한다. 라지엘은 1회만 투여해도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GC녹십자웰빙은 지방 분해 주사에 대한 국내 판권을 갖고 있다.

라지엘의 지방 감소 주사는 최근 중국 임상 3상에서 효과를 보였다. 라지엘은 중국 파트너사인 푸싱제약 계열사 주브스타를 통해 성인 이중턱 환자 480명에게 지방 분해 주사를 투여했다. 그 결과 1회 투여한 뒤 84일이 지나도 지방 감소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안전성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라지엘과 푸싱제약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만 84일 동안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유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임상 3상 결과가 나왔어도 곧바로 국내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 환자들이 지방 분해 주사를 맞기 위해서는 별도 임상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한다. GC녹십자웰빙은 국내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밖에 턱밑 지방을 넘어 허벅지, 옆구리, 팔뚝 등으로 처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회사는 미국에서 별도로 임상 2상을 진행한 결과 단일 시술로 턱밑과 옆구리 지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임상 3상에 진입한 뒤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는 게 목표다.

/조선 DB

◇마운자로와 병행할 수 있도록 개발

GC녹십자웰빙은 현재 마운자로를 국내 병의원에 유통하고 있다. 한국 릴리가 마운자로를 거래처에 넘기면 GC녹십자웰빙이 중간에서 일부 도매상을 통해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구조다. 마운자로는 식후 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로 음식이 위를 떠다니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인다.

환자가 마운자로 등으로 전신 체중을 감량한 뒤 흘러내리는 턱살이나 군살 등을 지방 분해 주사로 정리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원하는 특정 부위 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면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병행하면서 체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웰빙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12억원, 영업이익은 95억원이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영업이익은 3% 늘었다. 기존 제품인 태반 주사 라이넥이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캐시카우(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핵심은 지방 분해 주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GC녹십자웰빙은 기존에 구축한 영업망을 활용해 지방 분해 주사를 선보일 수 있다. 다만 국내 다수 기업이 비만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GC녹십자웰빙은 라지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지분 규모는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라지엘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라지엘이 각국에서 임상을 끝까지 완주해 허가와 시판에 성공하고 상장하는지 여부에 따라 GC녹십자웰빙이 얻을 수 있는 과실이 달라지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라지엘의 상업화 등에 따른 중장기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