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입구에 설치된 노조 깃발들이 펄럭이는 모습. /뉴스1

"다음 조정에서도 회사가 기존과 동일한 입장을 반복한다면, 시간 끌기에 직원들 임계점이 지난 것 같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조 관계자는 8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첫 번째 사후 조정을 마치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勞使)는 이날 양측 동의를 거쳐 사후 조정을 진행했다. 이는 노사 조정이 결렬돼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다시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쯤부터 4시쯤까지 긴장된 분위기에서 사후 조정을 진행했다. 노동위원회 조정위원과 노조 측 7명(집행부 3명·교섭위원 4명), 회사 측에서 상무급을 포함해 2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노조는 기본적인 임금 인상률 6.5%+300만원과 개인 고과에 따른 성과 인상률 3%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인상률이 낮을 경우 경쟁사인 셀트리온(068270)과 임금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임금 인상률 4.1%와 성과 인상률 2.1%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사후 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노사가) 신뢰, 존중, 진정성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다같이 회사를 위해 일하는 동료인데 (다음 조정에는) 웃으면서 보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왔다. 이는 조정위원이 노사 측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8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첫 사후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사후 조정은 처리 기한에 제한이 없다. 노사는 이날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노사는 오는 15일 2차 사후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그 전인 10일과 11일 조정위원 참관 하에 노사 교섭을 진행한 뒤 각자 의견을 정리해 사후 조정에 반영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3월 사측과 조정이 결렬됐다. 노조는 4월 말 부분 파업을 거쳐 5월 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에 나섰다. 이후 노사는 임금 협상과 인사 제도 등을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지난달 중순 사후 조정을 신청했다.

앞으로 사후 조정을 계속하며 조정안이 나오면 단체 협약과 비슷한 효력을 지니게 된다. 노사가 사후 조정안에 동의할 경우 임금 협상이 타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조는 사후 조정이 결렬되고 끝까지 사측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사후 조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