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비만 신약 '에페'에 디지털을 결합하고 있다. 환자가 비만약을 처방받고 스마트폰 앱으로 체중 감량, 식사, 운동, 부작용 발생 빈도 등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의사는 이런 기록을 보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전략을 짤 수 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통해 환자 생활 습관까지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 비만약 처방받고 스마트폰 앱으로 건강 관리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에페를 디지털 융합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의약품과 디지털을 결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올해 3분기 디지털 융합 의약품 임상 3상 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고, 이르면 2028년 에페를 국내 1호 디지털 융합 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에페는 위고비, 마운자로와 마찬가지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GLP-1은 음식이 위를 떠다니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인다. 그러나 살이 빠지면서 근육이 손실되고 약을 끊으면 식욕이 되살아나 요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한미약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선택했다. 예컨대 환자는 비만약을 투여하며 무엇을 먹고 얼마나 운동했는지, 이상 반응이 발생했는지 여부 등을 앱에 기록할 수 있다. 의사는 이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적합한 비만약 용량이나 체중 감량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앱으로 맞춤형 조언도 제공한다.
환자가 비만 치료를 중도 포기하지 않고 의료진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부사장(혁신성장부문장)은 "디지털로 환자 생활 습관까지 관리할 수 있다"면서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韓 비만약 시장 3파전…"체중 감량 넘어 생활 습관 개선"
에페는 애초 한미약품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했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2015년 기술 수출했지만 2020년 사노피가 사업 전략을 변경하며 권리가 반환됐다. 한미약품은 이후 에페의 체중 감량 효과에 주목했다. 체질량 지수(BMI)가 낮은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구토 같은 부작용이 적은 게 특징이다.
기존 국내 비만약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약품 에페가 뛰어들며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부작용이 적고 장기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을 넘어 당뇨, 심혈관질환 등을 디지털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미약품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회사는 비만 치료 주기에 맞춰 다양한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