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북부 슈타인에 있는 노바티스 공장 앞. /로이터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 중인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랩시도(성분명 레미브루티닙)'가 임상시험 3상에서 주요 평가 목표를 달성했다.

기존 치료제보다 재발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한 데다, 같은 계열 약물의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간 독성 신호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노바티스 주가는 전날보다 6% 오른 161.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3.41달러까지 올랐다.

노바티스는 1일(현지 시각) 경구용 BTK 억제제 '랩시도(Rhapsido·성분명 레미브루티닙)'의 재발성 다발성경화증을 대상으로 한 두 건의 임상 3상(리모델-1, 리모델-2)에서 주요 평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의 신경을 감싸는 '수초'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시야 이상,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재발이 반복되거나 장애가 진행될 수 있다. 치료의 핵심은 재발을 줄이고 장애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두 임상에는 약 2000명의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참여했다. 환자들은 랩시도와 사노피의 기존 치료제 '아우바지오(Aubagio, 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를 1대1로 무작위 배정받았다.

랩시도는 두 임상에서 모두 아우바지오보다 연간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췄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확인한 염증성 뇌 병변도 개선됐다. 장애 진행과 관련된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간 안전성이다. BTK 억제제는 면역세포의 신호 전달을 차단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개발되며 주목받았지만 일부 후보물질에서 심각한 간 손상이 나타났다.

사노피의 BTK 억제제 '톨레브루티닙'은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약물 유발성 간 손상이 확인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비재발성 이차 진행성 다발성경화증 적응증 승인을 거부했다. 로슈의 '페네브루티닙'에서도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됐다.

반면 노바티스는 랩시도 임상에서 '헤이스 법칙(Hy's Law)' 기준을 충족하는 간 손상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헤이스 법칙은 약물에 따른 중증 간 손상 위험을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기준이다.

다만 이번 발표는 임상 3상의 주요 지표(톱라인) 결과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지는 향후 공개될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는 오는 10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다발성경화증 국제 학술대회 'MS Toronto 2026'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랩시도는 지난해 9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노바티스는 다발성경화증 외에도 식품 알레르기, 화농성 한선염 등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허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다발성경화증 치료 시장에서는 로슈의 '오크레부스(Ocrevus)'와 노바티스의 '케심프타(Kesimpta)' 등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주요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노바티스는 경구용 랩시도를 추가해 치료제 선택지를 넓히고 시장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