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체 구조변이(CNV)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찰스 리(Charles Lee·한국명 이장철) 교수가 가톨릭대에서 차세대 유전체 의학 연구에 나선다.

가톨릭대는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찰스 리 교수를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석좌교수로 임용했다고 1일 밝혔다.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석좌교수로 임용된 찰스 리 교수. 노벨상 수상 후보로 꼽히는 세계적 석학이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난 리 교수는 이듬해 캐나다로 이민한 캐나다계 한국인 과학자다. 예일대 의대를 거쳐 하버드 의대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2012년 서울대와 2015년 이화여대에서 각각 초빙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캐나다 왕립학회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펠로우로 선정됐으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리 교수는 하버드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병리학교실에서 조교수와 부교수를 지냈으며,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잭슨연구소 유전체의학센터(The Jackson Laboratory of Genome Medicine)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미국 코네티컷대 유전학 교수이자 의대 부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리 교수는 2004년 사람마다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유전자의 개수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 정상적으로는 한 쌍씩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가 어떤 사람에게는 세 개 이상, 다른 사람에게는 하나 또는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를 '유전자 복제수 변이(CNV)'라고 한다.

이 발견은 사람마다 유전적 특성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CNV는 희귀질환과 암 등 다양한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 연구로 확대됐다. 리 교수는 이 공로로 2014년 톰슨 로이터가 선정한 노벨생리의학상 후보자 명단에 한국계 과학자로는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 스테판 쉐러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마이클 위글러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 교수와 함께 후보자로 거론됐다.

리 교수는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07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Breakthrough of the Year)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8년 호암의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39세로 역대 최연소 호암상 수상자였다. 2014년에는 톰슨 로이터의 인용 우수 연구자로도 선정됐다.

리 교수는 국제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국제인간유전체기구(HUGO) 회장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 인간 유전체 구조변이 컨소시엄(Human Genome Structural Variation Consortium) 공동의장을 맡아 국제 공동연구를 이끌고 있다. 2027년부터는 국제학술지 '휴먼 제네틱스 앤드 지노믹스 어드밴시스(Human Genetics and Genomics Advances)' 편집장을 맡을 예정이다.

가톨릭대는 리 교수의 연구 경험과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전체 구조변이 분석 기술을 임상연구와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의대 미생물학교실을 중심으로 AI 기반 세포·유전체 융합 연구를 비롯해 희귀·난치질환과 감염병 관련 유전체 구조변이 연구를 추진하고,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와 연계해 중개연구 기반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국제 학술교류도 강화할 계획이다.

최준규 가톨릭대 총장은 "찰스 리 교수의 연구 활동은 가톨릭대학교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그의 선구적인 연구와 글로벌 리더십은 우리 연구진과 인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정밀의료 발전과 파급력 있는 새로운 국제 공동연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