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HLB(028300)가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당했다. 간암 치료제 후보 물질이 미국 허가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HLB는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다음 달 담관암 치료제 후보 물질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결과에 회사 명운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MSCI는 최근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서 HLB를 제외했다. HLB가 MSCI 한국 지수에 2018년 편입된 지 8년 만이다. 오는 31일 장 마감 후 지수 리밸런싱(재조정)이 이뤄진 뒤 다음 달부터 지수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MSCI는 분기에 한 번씩 정기 리뷰를 통해 전체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자사주 등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실제 거래 가능한 주식을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편입 종목을 조정한다. MSCI 지수가 글로벌 자금의 투자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새로 편입되는 종목은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되며 주가가 오를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종목이 편출되면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이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며 MSCI 한국 지수에서 제외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HLB는 중국 항서제약의 항암제 캄렐리주맙과 함께 쓰는 요법으로 허가를 신청했으나 실패했다. 세 번째 도전에도 미국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지난 달 10일 전해지며 HLB 주가는 하루 만에 전거래일보다 28% 넘게 빠졌다. 회사는 간암 신약으로 4수에 도전한다는 계획이지만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HLB는 이 같은 상황에서 담관암 후보 물질 리라푸그라티닙으로 미국 FDA 허가에 도전하고 있다. 다음 달 25일(현지 시각) FDA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미국 허가에 성공하면 상업화를 거쳐 재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투자 심리가 보다 위축될 전망이다.

앞서 HLB는 지난달 24일 FDA와 막바지 미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리라푸그라티닙 허가 심사 마무리 단계에서 남은 쟁점을 점검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HLB 관계자는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담관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에 생기는 암이다. 리라푸그라티닙은 암세포 성장을 부추기는 FGFR2 단백질을 억제하는 표적 항암제다. 지난 2022년 FDA 희귀 의약품으로, 이듬해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HLB는 올해 1월 FDA에 리라푸그라티닙 허가를 신청했고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보통 10개월 걸리는 심사 기간이 단축됐다.

HLB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467억원, 영업손실 4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고 적자 폭은 줄었다. HLB 관계자는 "담관암뿐 아니라 종양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치료할 수 있도록 리라푸그라티닙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