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196170)이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계약을 예고하면서 이번 '메가딜'의 주인공이 어떤 모달리티(치료전달법)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다수의 물질이전계약(MTA)을 진행 중인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의 적용 범위를 기존 항체·단백질에서 리보핵산(RNA) 등으로 넓히고 있어 신규 모달리티가 계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추가 기술수출 계약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 상대방이나 기술 분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RNA, 인비보(In vivo) 카티(CAR-T) 등 기존 계약에서 등장하지 않은 신규 모달리티가 포함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인 하이브로자임(Hybrozyme®) 플랫폼 기반 'ALT-B4'는 정맥주사(IV)로 투여하는 항체 치료제를 피하주사(SC) 방식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 사노피, 미국 머크(MSD), 일본 다이이찌산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일에도 비공개 파트너사와 1개 제품에 대한 독점 계약을 추가했다.
알테오젠은 올해 초 2030년까지 상업화 품목을 9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MSD의 '키트루다SC(제품명 큐렉소)'가 상업화된 가운데 사노피의 '듀피젠트SC',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SC' 등도 임상·개발 단계에 있다.
◇항체·ADC 넘어 'RNA'로…전달 플랫폼 확장
알테오젠은 ALT-B4를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에 적용하는 데 이어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 등 RNA 치료제까지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RNA는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들거나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RNA 치료제는 크게 메신저 리보핵산(mRNA)과 siRNA로 나뉘며, 현재 상업화와 임상 개발 측면에서는 siRNA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RNA 치료제의 핵심 과제는 원하는 세포까지 RNA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세포 수용체에 결합해 RNA를 간으로 전달하는 것을 돕는 갈낙(GalNAc)과 RNA를 감싸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지질나노입자(LNP) 등의 전달 기술이 발전하면서 RNA 치료제의 임상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RNA 전달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상업화 사례가 스위스 노바티스의 고지혈증 siRNA 치료제 '렉비오'다. 최근에는 RNA를 활용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알테오젠 역시 RNA 치료제의 SC 제형 개발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 왔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현재 RNA 치료제를 보유한 한 글로벌 제약사와 MTA를 진행 중이며, 개념검증(POC)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RNA 전달 기술의 확장은 단순히 RNA 치료제의 SC 투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RNA를 원하는 면역세포에 전달해 체내에서 카티 세포를 직접 만들어내는 인비보 카티 역시 RNA 전달 기술의 대표적인 응용 분야로 꼽힌다. 업계에서 RNA와 함께 인비보 카티를 알테오젠의 차세대 모달리티 후보로 주목하는 이유다.
◇'인비보 카티'도 유력…RNA 전달 기술의 확장판
RNA에 더해 업계가 또 주목하는 분야는 '인비보(In vivo) 카티(CAR-T)'다. 인비보 카티는 체내에서 RNA 등의 유전물질을 면역(T)세포에 직접 전달해 카티 세포를 만들어내는 치료법이다.
기존 카티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몸 밖으로 꺼낸 뒤 유전자를 조작하고 배양한 다음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반면 인비보 카티는 이 같은 세포 채취와 외부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자의 몸 안에서 T세포에 CAR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결국 인비보 카티의 핵심도 '어떤 유전정보를 넣느냐'와 함께 '그 유전정보를 원하는 세포까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RNA를 원하는 T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확보되면 체내에서 직접 카티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카티는 복잡한 제조 과정과 높은 비용, 긴 치료 준비 기간이 단점으로 꼽힌다. 인비보 카티가 상용화되면 이러한 과정을 줄여 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카티는 혈액암을 넘어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한 차례 투여한 뒤 체내에서 증식한 카티 세포가 지속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세포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빅파마도 'RNA→인비보 CAR-T' 기술 확보 경쟁
글로벌 빅파마들이 최근 RNA 기반 인비보 카티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특히 원형 RNA(circRNA)를 활용해 체내에서 CAR를 발현시키는 기술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일라이 릴리는 지난 2월 원형 RNA 기반 인비보 카티 기술을 보유한 오르나 테라퓨틱스를 최대 24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밖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길리어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이 인비보 카티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경쟁은 단순히 카티 자체의 기술 확보를 넘어 RNA를 이용해 체내 면역세포를 직접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RNA 전달 기술이 인비보 카티 구현의 핵심 기반으로 떠오르면서 RNA와 인비보 카티가 하나의 기술 경쟁으로 묶이는 이유다.
여기에 자가면역질환용 인비보 카티 시장이 성장할 경우 SC 투여 기술과의 접점도 커질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암과 달리 장기간 치료와 반복 투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병원에서 세포를 채취하고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투여하는 복잡한 방식보다 간편한 체내 투여 방식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애브비는 지난해 8월 지질나노입자(LNP) 기반 인비보 기술을 보유한 캡스톤 테라퓨틱스를 21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 캡스톤은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PTX2309'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의 차기 기술수출은 단순히 RNA 치료제의 SC 제형화에 그치기보다 RNA 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인비보 카티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항체·단백질 중심의 SC 플랫폼에서 RNA와 체내 면역세포 재프로그래밍 영역으로 기술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면 계약 규모 역시 기존 기술수출을 넘어서는 대형 딜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