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한 달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비만약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름잡고 있다. 최근 비만 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되며 ETF도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만ETF 최근 한 달간 줄하락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에 투자하는 ETF는 KB자산운용의 'RISE 글로벌 비만 산업TOP2+',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 비만 치료제 TOP2 플러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 비만 치료제 TOP2 플러스'가 있다.
비만 ETF들은 지난 2024년 2월 연달아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RISE 글로벌 비만 산업TOP2+' 종가는 지난달 21일 1만615원에서 이달 21일 1만235원으로 4% 떨어졌다. 같은 기간 'TIGER 글로벌 비만 치료제 TOP2 플러스', 'KODEX 글로벌 비만 치료제 TOP2 플러스'는 각각 2% 하락했다.
비만 ETF들은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등을 편입 종목으로 담고 있다. 현재 두 기업의 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노보 노디스크 종가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7% 떨어졌다. 일라이 릴리는 같은 기간 6% 올랐다.
주가 흐름을 가른 것은 비만 치료제 성장세다. 올해 2분기 노보 노디스크는 매출 17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 같은기간 일라이 릴리 매출은 3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인 위고비와 오젬픽을 합친 매출이 11조원이다.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매출이 21조원이다. 일라이 릴리가 2분기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며 주가 흐름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남은 하반기 실적이 비만 ETF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실적 전망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시장이 전체적으로 빠지면서 함께 조정을 받은 영향이 있지만 헬스케어가 (다른 업종보다) 크게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인도, 캐나다…연달아 특허 만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작년 10조원에서 2034년 9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후발 주자들도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주사제에서 먹는 비만약으로 경쟁이 옮겨붙었다. 여기에 암젠은 1년에 한두 번 맞아도 되는 주사 형태의 비만 치료제를, 로슈는 먹는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의 전초전이 살을 얼마나 많이 빼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얼마나 편하고 부작용 없이 효과가 오래 가느냐로 격전을 벌이고 있다.
비만약 특허가 만료되며 복제약이 등장하는 것도 가격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위고비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올해 인도, 캐나다, 중국 등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인도 제약사 에리스 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 3월 위고비 가격 8분의 1 수준인 복제약을 선보였다. 한국은 오는 2028년, 미국은 2031년 특허가 만료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 등 4개 표적에 작용하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해 11월 관련 학회에서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내년에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K이노엔(195940)은 비만약 임상 3상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일동제약(249420)도 먹는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128940)은 연말까지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 에페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