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측정 가능한 반지형 혈압계. /스카이랩스

"한국에서 만든 혈압 반지로 미국 허가에 도전하겠습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업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카이랩스는 세계 최초로 반지 형태의 24시간 연속 혈압 측정기 카트 비피(BP)를 개발했다. 환자가 손가락에 반지를 끼며 혈압을 잴 수 있다. 반지에서 특수한 빛이 나와 혈관 혈류(血流)를 측정해 혈압 수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는 1200만명, 세계 고혈압 환자는 13억명으로 추산된다. 고혈압은 단순히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넘어 뇌졸중과 치매,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그만큼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24시간 혈압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존 혈압계는 팔에 커프를 감아 압박하는 방식으로 혈압을 쟀다. 최근엔 반지처럼 생긴 무(無)커프 혈압 측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밤에 자는 동안 혈압 변화가 심하거나 집과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혈압 수치가 다른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기존 혈압계는 팔뚝에 장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 불편했다"면서 "혈압을 측정하다가 중단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기업 공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카트 비피는 병원용과 개인용으로 나뉜다. 병원용은 대웅제약이 국내 유통하며 서울아산병원 등 '빅5′ 병원에 도입했다. 최근 1년간 병원용 카트 비피 처방 건수는 18만3800건으로 집계됐다. 개인용 제품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을 때 일정 기간 축적한 혈압 수치를 의료진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혈압 모니터링 시장 규모는 2024년 5조원에서 2030년 9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환자 증가로 혈압 측정 수요가 커지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국내는 의료 접근성이 좋지만 해외는 병원 방문도 어렵고 환자가 24시간 혈압을 측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스카이랩스는 카트 비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2분기 관련 임상을 마친 뒤 내년 말까지 허가를 승인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밖에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의 경우 병원뿐만 아니라 약국에서도 혈압 측정이 가능해 주요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혈압 측정과 관련해서 국내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는 1만8000원이지만 미국은 6만5000원"이라면서 "영국은 약국에서 9만원, 병원에서 21만원대"라고 했다.

스카이랩스는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이 대표가 2015년 설립했다. 혈압뿐만 아니라 산소포화도, 맥박, 호흡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만든 의료기기로 세계를 향하겠다"면서 "고품질 의료 데이터를 축적하며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스카이랩스의 작년 매출은 7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 14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회사는 2028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20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희망가는 1만3000~1만6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260억~32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436억~2999억원이다. 스카이랩스는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 뒤 다음 달 4일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