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국내 바이오 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064550)는 지난 19일 코스닥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20일에도 3% 넘게 오르며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사 기술을 적용한 탈모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탈모 제품을 둘러싼 소송을 벌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투자자들은 바이오니아가 부침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NA 기술 적용한 탈모 연구 美 학술지 소개

바이오니아는 자사의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기술을 적용한 탈모 연구가 미국 피부과학회 학술지(JAAD)에 지난 17일 실렸다고 밝혔다. 짧은 간섭 리보핵산은 탈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기능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는 방식이다.

바이오니아는 이를 탈모 연구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72명 두피에 바이오니아 기술을 적용한 물질을 도포했다. 이는 모낭(毛囊) 성장에 관여하고 모발이 가늘어지게 하는 DDK-1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물질이다. 저용량, 고용량, 위약(가짜 약)으로 나눠 24주간 12회 도포한 결과 모발 굵기가 개선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은 환자도 효과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기존에 탈모 관련 화장품 코스메르나를 보유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짧은 간섭 리보핵산 기술을 적용했다. 바이오니아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코스메르나 후속 제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탈모 관련 화장품이나 치료제 중 어떤 제품으로 개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여 인원이 적고 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기능성 화장품 인정해달라"…소송戰 패소

바이오니아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화학 석·박사를 지낸 박한오 회장이 1992년 창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소 1호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DNA 합성에 성공했고 코로나19 때 진단 키트 등을 선보였다.

바이오니아는 이후 코스메르나로 화장품 시장에 도전했다. 바이오니아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능성 화장품을 신청했으나 반려당했다. 식약처는 전신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니아는 이듬해 3월 식약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을 상대로 반려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으나 2024년 1월 패소했다. 바이오니아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코스메르나는 기능성 화장품이 아닌 일반 화장품으로 국내에서 출시됐다. 이에 따라 탈모 치료·예방 등을 암시하는 문구로 광고할 수 없다.

바이오니아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1780억원, 영업이익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고 영업이익은 93% 줄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확대하며 상반기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