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사가 장기화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외부 중재를 통해 풀기로 했다. 노사 양측이 고용노동청이 제안한 '사후조정' 절차를 수용하면서 교섭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과 상생노동조합은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제안한 사후조정에 합의했다. 양측 대표는 이날 관련 서류에 서명했으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후조정은 노동쟁의 조정 절차가 끝난 뒤에도 노사 합의를 지원하기 위해 노동위원회 등이 다시 중재에 나서는 절차다. 구체적인 일정과 조정위원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노사는 위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신속하게 조정을 진행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임단협을 진행해왔다.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산정 기준, 복리후생 확대 등을 놓고 입장 차가 이어지면서 협상은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별도의 정액 인상, 타결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성과급을 놓고도 이견이 컸다. 노조는 당초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가 이후 15%로 낮췄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이밖에 신입사원 초임 조정, 제한조건부주식(RSU) 배정, 노사상생격려금·특별격려금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확대, 교대수당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교섭이 길어지면서 노조의 쟁의행위도 이어졌다. 지난 4월 부분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5월에는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을 벌였다. 이후 연장·휴일근무 거부 등 준법투쟁을 이어갔다. 생산 차질 등에 따른 회사의 누적 손실 규모는 약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교섭력 강화를 위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에서 탈퇴하고 독자적인 교섭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달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자 2392명 가운데 96.5%가 조직 형태 변경에 찬성했다.

노사는 이후에도 교섭을 이어왔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이번 사후조정 수용으로 노동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장기화한 임단협이 타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24차 단체교섭에서 사측이 사후조정에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노조도 검토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며 "위원 구성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구성이 완료되면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로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