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이 글로벌 시장에서 잇따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제약업계가 주목하는 유망 파이프라인으로 평가받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아이메로프루바트(HL161ANS·IMVT-1402)'가 대표적이다. 아이메로프루바트는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가 선정한 '10대 주요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이름을 올린 것은 한올이 유일하다.

이벨류에이트파마는 최근 발간한 '월드 프리뷰 2026' 리포트에서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아이메로프루바트(HL161ANS·IMVT-1402)'를 '10대 주요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중 하나로 언급했다./이벨류에이트파마

아이메로프루바트는 한올이 자체 발굴한 FcRn 항체 신약 후보물질이다. 2017년 미국 로이반트에 기술수출된 이후 현재는 로이반트의 자회사 이뮤노반트가 미국과 유럽 지역의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맡고 있다. 한올은 원개발사로서 연구개발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이메로프루바트의 경쟁력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을 꼽는다. 현재 개발 중인 다른 FcRn 계열 치료제들이 대체로 60~70% 수준의 자가항체(IgG) 감소 효과를 보이는 데 비해, 아이메로프루바트는 70~80% 감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한올 관계자는 "IgG 감소율이 높아질수록 LDL 콜레스테롤 상승이나 알부민 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메로프루바트는 이러한 안전성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IgG 감소 효과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투여 편의성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고려해 상업화 단계에서는 환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오토인젝터(자동주사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첫 상업화 목표는 그레이브스병이다. 갑상선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미국 내 환자는 약 33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허가된 FcRn 계열 치료제가 없어 개발에 성공할 경우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뮤노반트는 이후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 쇼그렌증후군, 중증근무력증, 만성염증성탈수초다발신경병증, 피부홍반성루푸스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6개 적응증의 미국 내 잠재 환자 수는 약 63만명으로 추산된다.

시장의 기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이벨류에이트파마는 아이메로프루바트의 순현재가치(NPV)를 약 169억달러(약 25조5000억원)로 평가했다. NPV는 신약이 앞으로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지표다.

업계는 향후 임상 결과에 따라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피부홍반성루푸스 임상 2상과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D2T RA) 임상 2b상의 탑라인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그레이브스병과 중증근무력증 등 주요 적응증의 임상 데이터도 잇따라 발표된다.

아이메로프루바트가 상업화에 성공하면 한올은 판매 규모에 연동해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로열티를 받는다. 로열티율은 미드 싱글 디짓(mid-single digit)에서 미드 틴(mid-teen)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허가 승인 등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도 남아 있지만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