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전통의 경동제약(011040) 류기성 대표(부회장)가 최근 보유 중인 회사 지분을 두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3세 승계 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 대표의 경동제약 지분은 지난 7일 17.51%에서 16.53%로 0.98%포인트 감소했다. 두 자녀 A(17)씨와 B(14)씨에게 경동제약 주식을 각각 10만주, 20만주 증여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식가치로 계산하면 약 15억원어치다. A씨는 0.2%에서 0.52%로, B씨는 0.02%에서 0.67%로 지분이 증가했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일반적인 증여 절차"라고 밝혔다.
경동제약은 류덕희 명예회장이 1975년 유일상사로 시작했다. 이듬해 사명을 바꾸고 합성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류덕희 명예회장의 아들이 류기성 대표다. 류 대표의 자녀들은 각각 2009년, 2012년생이다.
재계에선 1982년생인 류 대표가 지분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경동제약 주가가 하락한 것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상장 주식은 보통 증여 시점을 전후로 2개월씩, 총 4개월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증여세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경동제약 주가는 지난 5월 7일 5560원에서 지난 7일 4995원으로 10% 넘게 빠졌다. 지난 24일에는 4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종훈 가온 대표 세무사(전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장)는 "주가가 낮을 때 조금이라도 일찍 증여하는 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지분 가치를 저렴하게 평가받을 수 있고 동시에 주가가 오르면 (평가 차익)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창업자인 류덕희 명예회장은 직접 주식 시장에서 지분을 매입했다. 류 명예회장은 지난 13일 경동제약 주식 27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류 명예회장의 지분은 기존 1.34%에서 1.35%로 0.01%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은 45%가 넘는다.
경동제약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47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58% 증가했다.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듀오로반을 포함한 제약 매출이 전체의 97% 수준이다. 경동제약 빌딩 등 임대료 수익은 2%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만성질환 치료제 처방이 늘었고 자체 생산 제품 비중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경동제약은 현재 기적의 아토피 치료제로 불리는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듀피젠트는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해 작년 매출 27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오는 2029년쯤부터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경동제약은 위탁 개발 기업 프로티움사이언스와 계약을 맺고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를 준비하고 있다. 임상 1상 개시를 위한 사전 개발 단계다. 바이오시밀러는 합성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단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