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유한양행 제공

올해 창립 100주년인 유한양행(000100)은 제2의 '렉라자'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폐암 신약이다. 회사는 렉라자로 확보한 자금을 다시 연구비로 투입하며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렉라자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함께 쓰는 요법으로 지난 2024년 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았다. 미국을 넘어 유럽, 일본, 캐나다, 중국에서도 연달아 승인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후속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신약 후보군(파이프라인)은 29개다. 질환별로 종양(14개), 심혈관·신장·대사(8개), 면역·염증(2개), 신경계(2개), 기타(3개) 등이다.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 물질 레시게르셉트는 다국가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레시게르셉트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면역글로불린 E(lgE)를 억제한다. 알레르기는 기존 항히스타민제로 치료해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레시게르셉트가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고셔병 치료제 후보 물질 YH35995는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 후보 물질은 혈액 뇌장벽을 통과하도록 설계한 경구용 치료제다.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고셔병 환자에게 도움 될 전망이다. 희귀 의약품 지정은 희소질환 치료제 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제원하는 제도로 허가 수수료 면제, 일정 기간 시장 독점권 보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유한양행은 그밖에 면역 항암제 후보 물질 네스프로타미그 등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10년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누적 1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작년 연구개발비는 244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한다. 작년 기준 중앙연구소 등에서 459명이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석박사급이 332명으로 전체 인력의 72% 수준이다.

유한양행은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벤처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과 협력하며 차세대 치료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작년까지 항암 등 개방형 혁신 과제 76개에 연구비 92억원을 지원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표적 단백질 분해, RNA(리보핵산) 치료제, 항체(抗體) 기술 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