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로자임과 국내 알테오젠(196170)이 이끌어온 피하주사(SC) 플랫폼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자체 기술을 적용한 SC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SC 전환이 중심이던 시장에 독자 플랫폼을 적용한 SC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면서 경쟁 구도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이 자체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PH20) 기술을 잇달아 확보하며 이를 적용한 SC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챗GPT

◇할로자임·알테오젠, 글로벌 블록버스터 SC 전환 시장 선도

SC 전환 기술은 최근 글로벌 업계의 핵심 투자 분야로 꼽힌다. 병원에서 장시간 투여해야 하는 정맥주사(IV)를 수분 내 투여 가능한 SC로 바꾸면 환자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여기에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출시하면 새로운 특허를 확보해 제품 수명을 연장할 수 있어 글로벌 빅파마들이 적극 도입하고 있다.

2014년 이후 SC 제형 승인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항체의약품 가운데 30% 이상이 SC 방식이었다.

SC 전환의 핵심은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PH20)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밑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이 빠르게 퍼지고 흡수되도록 돕는 효소로, 기존 IV 치료제를 SC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된다.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플랫폼은 할로자임의 '인헨즈(ENHANZE)'와 알테오젠의 'ALT-B4'가 대표적이다.

할로자임은 인헨즈를 활용해 스위스 로슈의 '허셉틴SC',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다잘렉스SC', 얀센의 '리브리반트SC' 등을 개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알테오젠 역시 ALT-B4를 활용해 미국 머크(MSD)의 글로벌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 제형인 '키트루다 큐렉스'를 개발해 FDA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일본 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엔허투', 프랑스 사노피의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휴온스(243070)그룹도 휴온스글로벌(084110) 자회사 휴온스랩의 재조합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전환 플랫폼 '하이디퓨즈'를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와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헨리우스·셀트리온·삼성에피스, 독자 플랫폼으로 SC 바이오시밀러 도전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은 글로벌 빅파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반면, 후발주자들은 자체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활용한 SC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포순제약 자회사인 헨리우스다. 헨리우스는 자체 개발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rHuPH20) 플랫폼 '헤노자이(Henozye)'를 적용해 로슈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 '페스코(퍼투주맙·트라스투주맙)'의 바이오시밀러 'HLX319′를 개발 중이다.

현재 중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 완료될 예정이다. 최근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 기조에 따라 3상 임상이 면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헤노자이는 피하조직 내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조직 저항을 낮추고 대용량 약물의 확산과 흡수를 높이는 플랫폼이다. 회사는 향후 이 플랫폼을 이중·다중항체와 융합단백질,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치료전달법)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068270)이 가장 앞서 있다. 셀트리온은 자체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적용한 첫 SC 바이오시밀러 '허쥬마SC(CT-P6 SC)'의 허가용 임상을 지난해 2월 시작했다. 허쥬마SC는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SC' 바이오시밀러 'CT-P44′ 임상에도 착수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근 자체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검증을 내부적으로 마치고 관련 배양·정제 공정 특허를 출원했다. 회사는 현재 이 기술의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