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임상 연구자가 12~15일 영국 런던에서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AAIC 2026)에서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AR1001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회사의 루이소체 치매 신약 후보물질 'AR1005'의 국내 임상 2a상 중간 분석 결과도 이곳에서 발표됐다. /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는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AR1005'의 국내 임상 2a상 중간 분석에서 인지변동 증상과 정량 뇌파(qEEG) 지표가 동시에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15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AAIC 2026)에서 발표됐다.

AR1005는 아리바이오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에 이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루이소체 치매 치료 후보물질이다. 신경세포의 과흥분을 조절해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경구용 복합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 원인 질환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인지변동, 렘수면행동장애, 환시, 파킨슨 증상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뇌 신경세포 내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형성되는 '루이소체'가 특징이다. 미국에서만 약 1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루이소체 치매를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는 없다.

이번 AR1005 임상 2a상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루이소체 치매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중간 분석에는 목표 환자의 절반 수준인 31명의 20주 투약 데이터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루이소체 치매의 대표 증상인 인지변동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인지변동을 평가하는 '메이요 변동성 척도(Mayo Fluctuations Scale)'의 조정 평균 점수는 AR1005 투여군이 0.77점으로 대조군(1.92점)보다 유의하게 낮았다(p=0.030).

이는 AR1005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대조군보다 갑작스러운 집중력 저하나 반응성 감소, 의식이 멍해지는 증상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객관적 바이오마커인 정량 뇌파(qEEG)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뇌 기능 저하와 뇌파의 느려짐을 반영하는 세타파(Theta)·베타파(Beta) 비율은 전체 뇌 영역과 중앙부, 후두부에서 AR1005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환자가 실제 경험하는 인지변동 증상과 객관적 뇌파 지표가 함께 개선된 만큼 AR1005의 초기 치료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인지 및 일상생활 기능을 평가하는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에서도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 투약 20주차 기준 AR1005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0.46점 개선됐다. 기준선과 비교하면 대조군은 0.34점 악화된 반면 AR1005 투여군은 0.16점 개선돼 상반된 경과를 보였다.

인지기능 평가(K-MMSE)와 신경정신행동 평가(CGA-NPI)에서도 AR1005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일관된 개선 방향을 나타냈다. 다만, 현재 분석 대상 환자 수가 제한적인 만큼 이들 지표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지 변동과 정량 뇌파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고, 인지·기능·행동 평가 전반에서도 일관된 개선 방향성이 확인된 만큼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임상으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이번 결과가 전체 환자 등록 완료 이전에 실시한 중간 분석인 만큼, 최종 유효성과 안전성은 60명 전체 환자의 임상이 종료된 뒤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연구 책임자인 예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루이소체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와 심한 인지변동, 환시, 파킨슨 증상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예병석 교수는 "이번 중간 분석에서 인지변동과 정량 뇌파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고 다른 임상지표도 일관된 개선 방향을 보여 AR1005의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초기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 준비를 진행하는 동시에 치료 선택지가 없는 루이소체 치매 분야에서도 AR1005 개발을 지속해 왔다"며 "이번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2·3상 설계와 규제 전략을 구체화해 상용화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