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기각했다. 노조는 회사가 파업 국면에서 대표이사 명의 이메일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직접 입장을 전달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14일 박재성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인천지노위는 지난 6일 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박 위원장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최종 판정서가 나오기까지 통상 한 달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정서가 나오면 법리적인 부분을 보강해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제신청은 올해 임금협상 결렬 이후 이어진 노사 갈등에서 비롯됐다.
노사는 3월 23일 중노위 조정 절차를 마쳤고,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회사는 대표이사 명의 이메일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등 회사 제시안을 임직원에게 설명했다. 4월 30일 전면파업을 하루 앞두고는 대표이사 명의로 "신중한 판단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발송했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 상대인 노조를 거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직접 입장을 전달한 것은 쟁의행위를 약화시키려는 지배·개입 행위라며 인천지노위에 구제를 신청했다.
인천지노위 심리 과정에서는 회사가 5월 8일 'People Experience' 팀 명의로 보낸 이메일이 주요 쟁점이 됐다. 회사는 이메일을 통해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한 사실과 함께 노조의 쟁의지침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임직원에게 안내했다.
박 위원장은 "심리 과정에서 실제 노조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며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회사가 위법성을 기정사실화해 조합원을 위축시키려 했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인천지노위가 회사의 이메일 발송과 사내 소통을 정당한 경영 활동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자주성을 침해할 정도의 불이익 위협이나 이익 제공 약속 등 부당노동행위의 요건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노조가 회사의 대외 홍보비 집행과 일부 언론 보도 등을 문제 삼은 부분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사 양측은 오는 15일 다시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회사가 3월 중노위 조정 절차가 끝난 이후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법원의 가처분 항고심 결과를 기다리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앞서 4월 23일 회사가 신청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배양·정제 공정은 제외했지만 원료의약품 완제품을 보관하는 일부 공정은 파업 기간에도 정상 운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이에 불복해 항고했고, 항고심은 지난 3일 심리를 마쳤다.
박 위원장은 "오늘(14일) 인천시장 비서실과 면담할 예정이며, 가능하면 시장과도 직접 만나 지역사회의 관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