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대웅제약(069620)의 '거점 도매' 정책을 문제 삼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기한 민원이 종결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공정위가 해당 사안을 정식 심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과 함께 수개월간 이어진 도매업계의 공세도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유통협회는 대웅제약 본사 앞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이어가며 거점 도매 정책 철회를 촉구해 왔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5월 한국의약품유통협회(이하 유통협회)가 제기한 대웅제약 관련 민원을 지난달 26일 종결 처리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민원 종결을 두고 공정위가 해당 사안을 정식 심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정위는 민원 처리 규정상 사건 요건을 충족하지 않거나 심사 불(不)개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또는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빙이 부족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행정 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공정위는 개별 민원의 구체적인 종결 사유를 공개하지 않는다. 민원을 제기한 유통협회에 종결 사유에 관해 질의하자, 협회는 "의견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전국을 권역별로 나누고 기준을 충족한 도매업체를 거점으로 지정하는 '블록형 거점 도매' 모델을 도입했다. 다단계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과 바코드 배송 추적 시스템(TMS)을 활용해 의약품 위치와 권역별 재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의약품 도매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유통협회는 대웅제약이 기존 직거래 도매업체들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일부 도매업체 중심의 거점 도매 체계를 도입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거절 및 차별적 취급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유통협회는 특정 도매업체에 물량이 집중될 경우 중소 도매업체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유통 질서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거점 도매가 유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영업 정책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회사는 배송 효율과 재고 관리, 콜드체인 관리 등을 강화하고 기존 도매업체도 거점 도매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민원 종결로 대웅제약은 도매업계가 제기해 온 '유통 질서 훼손'과 '갑질' 논란에서 일정 부분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제약사들의 유통 혁신 시도와 의약품 유통 구조 선진화를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