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009290)이 식음료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전문 제약사로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안과 및 희귀질환 중심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도입을 통해 의약품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자체 신약개발 역량 부재와 취약한 지배구조가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의 한계로 지목된다.
◇1.6兆 외형에도 영업이익률 1%대…70%가 외부 상품
광동제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6595억원으로 대웅제약(069620)(1조5709억원), 종근당(185750)(1조6924억원) 등 국내 상위 제약사와 견줄 만한 외형을 갖췄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10억원,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쳤다. 이는 대웅제약(12.5%), 한미약품(128940)(16.7%), GC녹십자(3.5%)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로, 유통 중심의 매출 구조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외부 도입 품목인 '상품' 매출 비중은 약 70%(1조1617억원)에 달했다. 반면 자체 생산한 '제품' 매출은 4869억원이었으며, 이 중 전문의약품(ETC) 매출은 285억원에 불과했다. 올 1분기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제주 삼다수'(730억원)를 필두로 '가다실', '싱그릭스' 등 상품 매출이 전체의 68.4%를 차지했으며, 자체 생산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은 약 3%(72억원)에 머물렀다.
광동제약은 대안으로 '라이선스 인'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안과와 희귀질환을 미충족 수요가 크고 전문성을 축적하기 유리한 분야로 보고, 글로벌에서 검증된 자산을 도입해 상용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엔 최성원 회장 직속부서로 '미래혁신팀'도 신설했다.
안과 분야에서는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노안 개선 점안제 '유베지'를 비롯해 소아근시 치료제 'NVK002' 등을 확보했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파브리병 치료제 '엘파브리오' 등을 도입해 유통 중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의약품 매출은 2023년 3497억원에서 2025년 456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광동제약은 라이선스 인과 함께 바이오 스타트업 투자조합에도 출자하며 오픈이노베이션 기반을 넓히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를 통해 확보한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라이선스 인 사례는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대부분이 재무적 성격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천연물 기반 비만 합성신약 후보물질 'KD-101′의 2a상을 마친 뒤 파이프라인 추가 소식이 없다. 회사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용도 오랜 기간 매출 대비 1~2%대에 머물고 있다. 올 1분기에도 39억8600만원(매출 대비 1.7%)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EB 발행 철회' 등 지배구조 논란…시장 신뢰 회복 숙제
체질 개선과 함께 시장 신뢰를 좌우할 지배구조 개선도 관건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최성원 회장의 지분율은 6.94%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쳐도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19%대에 머문다. 반면 2대 주주인 미국계 기관투자가 피델리티퓨리탄트러스트는 9.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너 측의 경영권 방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너 지분의 상당수가 금융권 담보로 제공돼 있다는 점도 지배력 변동 위험 요소로 꼽힌다. 최 회장 보유 주식의 약 36.2%에 해당하는 125만주가 35억원 규모의 대출 담보로 묶여 있으며, 특수관계인의 지분 상당수도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광동제약은 그간 자사주를 대규모로 보유하며 낮은 오너 지분율을 보완해 왔다.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추진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도 잇따랐다. 광동제약 이사회는 지난해 7월, 9월, 12월 등 최소 세 차례에 걸쳐 최 회장에게 RSU를 반복 배정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거버넌스 논란이 확대되기도 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0월 EB 발행을 추진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명령으로 철회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EB 인수기관의 재매각 계획이 공시 내용과 달랐다고 판단했고, 제재금 부과와 함께 회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지배구조의 제도적 투명성 확보도 과제다. 광동제약은 지난 3월 정관 개정을 통해 독립이사 제도를 반영하고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한 데 이어, 최근 사외이사 3인 전원(강대희·정은진·이재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신설했다.
그러나 광동제약은 최근 발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에서 "이사 선임에 관한 별도의 명문화된 내부 정책 및 후보 자격 기준은 수립되어 있지 않다"며 "독립이사 개별 평가는 별도로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첫 주주환원정책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2월 '별도 당기순이익의 15% 이상 주주환원'과 '당기순이익 200억원 이상 달성 시 주당 최소 100원 배당'을 골자로 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지난 2월 52주 최고가(1만2800원)를 기록했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6000원대에 머물면서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 회장이 지난해 약 12억6900만원 규모의 보수를 수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주가는 안 오르고 임원 연봉만 오른다" "소액주주 의견 모아보자"는 반응도 나온다.
광동제약 측은 관련 조선비즈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