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006280)가 올해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큐레보 매각 계약금 약 3000억원을 3분기 지급할 예정인 데다 혈액으로 만든 의약품과 각종 백신이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6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녹십자의 올해 연결 매출은 2조387억원, 영업이익은 747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작년보다 2%, 영업이익은 8%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138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관측된다. 작년에는 당기순손실 297억원을 기록했다.
◇美 릴리, 녹십자 실적 숨은 공신?
제약업계에서는 일라이 릴리가 녹십자 매출의 숨은 공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C녹십자는 오는 8월쯤 일라이 릴리로부터 큐레보 매각 선급금 약 2847억원을 받을 계획이다. 이는 릴리가 현지에서 기업 결합 신고를 마치고 지급하기로 한 돈이다. 여기에 추가 조건까지 달성하면 선급금 219억원을 별도로 받으며 3066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3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큐레보는 미국에서 대상포진 백신 후보 물질 아메조스바테인을 개발한다. GC녹십자는 지난 5월 보유한 큐레보 지분 20.3%를 일라이 릴리에 매각했다. 계약금뿐만 아니라 개발과 상업화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기술료), 로열티(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 위탁 생산(CMO)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는 GC녹십자의 재무 구조에도 도움 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지난 3월 말 보유한 GC녹십자웰빙(234690) 지분 22%를 GC(녹십자홀딩스(005250))에 505억원에 매각했다. 녹십자웰빙은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유통하며 올해 1분기 매출 491억원을 올렸다. 한국 릴리와 직접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릴리가 거래처에 공급한 마운자로를 녹십자웰빙이 일부 도매상을 통해 유통하는 구조다.
울해 2분기부터는 GC녹십자의 연결 대상에서 녹십자웰빙이 제외된다. 이를 두고 알짜 자회사를 넘기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으로 낮아진 이익 전망을 릴리 계약금으로 보전하게 됐다"면서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알리글로 날고 헌터라제 질주…실적 쌍두마차
GC녹십자는 알리글로, 알부민 등 혈액에서 여러 성분을 분리해 만든 의약품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알리글로는 면역 결핍증을 치료하고 알부민은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한다. 알리글로는 지난 2023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 허가를 받고 올해 1분기에만 3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알리글로와 알부민을 포함한 혈액 제제(製劑) 1분기 매출은 1149억원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난 4월 발표한 미국 관세 정책에서 혈장 제제가 면세 대상에 포함됐다"면서 "미국 사업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도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헌터증후군은 효소 결핍으로 환자 이마가 돌출하고 기형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녹십자는 헌터라제, 관절염 치료제 신바로 등을 포함해 1분기 처방 의약품 매출 816억원을 올렸다.
독감, 수두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도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백신 매출이 568억원, 일반 의약품과 헬스케어 매출이 32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