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치료제 오남용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한 ADHD 치료제의 위험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오유경 식약처장도 최근 직원들에게 해당 드라마를 언급하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참교육은 가상의 교육부 산하 교권 보호국이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끌고 교권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공개된 8회에서는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던 서울 대치동 고등학생 정현민군이 시험 중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원인은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를 과도하게 복용한 것이었다.
드라마 속 학부모는 "여기 애들 다 먹는다" "공부 잘 되라고 귀하게 얻은 것"이라며 아들에게 약을 꾸준히 먹인다. 주인공 나화진(김무열) 감독관은 학부모들에게 "성적 오르는 약, 의대 가는 약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사람 죽이는 마약이라고 부른다" "아들 목숨보다 의대가 중요하세요?"라고 말한다. 교권 보호국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변 검사를 진행하고 의사 처방 없이 먹으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식약처도 ADHD 치료제 오남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마침 드라마가 메틸페니데이트의 부작용과 형사 처벌 가능성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면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식약처장이 직접 드라마를 언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작년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39만2239명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처방량은 1억815만9712개로 20% 늘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최근 강남 대치동에선 공부 잘되는 약으로 둔갑해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대치동의 한 약국은 이날 "현재 재고가 없다"면서 "병원에서 ADHD 검사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오면 주문을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남 학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아이가 모의고사 때마다 집중을 못하는데 병원을 추천해달라" 등의 질문이 나온다. 일각에선 ADHD 진단과 치료제 처방을 받기 위한 모범 답안 등이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ADHD가 아닌데 약을 잘못 먹으면 오히려 초조하거나 불안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도한 각성 상태가 돼서 예민하고 잠을 못 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뇌졸중,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식약처는 작년부터 의료진이 메틸페니데이트를 환자에게 처방할 때 과거 투약 내역을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식약처는 ADHD 치료제 뿐만 아니라 '나비약'으로 알려진 식욕 억제제 펜타민 오남용도 관리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나비약 등을 과다 처방한 의사를 적발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약은 뇌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조절하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의존성이 높고 부작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