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병원 접수창구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오는 7월 뇌전증 치료제 복제약(제네릭 의약품)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이 새롭게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해, 환자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비급여로 판매돼 온 편두통 치료 신약은 연말 국내 공급을 종료하기로 해, 같은 시기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제네릭은 급여권에 진입하고 일부 신약은 국내 시장에서 퇴장하는 상반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 7월, 뇌전증·안구건조증 치료제 급여 진입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최근 서면 의결을 통해 뇌전증 치료제 브리바라세탐 제네릭 7개사 품목과 약가협상·협상생략 단계를 거친 신약 등 30품목을 포함한 총 99개 품목의 건강보험 등재를 확정했다.

브리바라세탐은 기존 항뇌전증 치료제로 발작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16세 이상 부분발작 환자의 부가요법으로 사용하는 성분이다.

이번 급여 대상은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부광약품(003000), 삼진제약(005500), 명인제약(317450), 환인제약(016580), 현대약품(004310) 등 7개사가 허가받은 브리바라세탐 제네릭으로 총 29개 품목이다. 이들 제품의 상한금액은 함량별로 10mg 256원, 25mg 513원, 50mg 770원, 75mg 963원, 100mg 1155원으로 정해졌다.

브리바라세탐은 기존 뇌전증 치료제들의 하루 평균 치료비가 약 1713원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건강보험 급여 가격 기준이 설정됐다. 건강보험 제도에서는 이 기준보다 낮은 가격을 제약사가 수용할 경우 별도의 약가 협상 없이 급여 등재가 가능하다.

7개사가 이 기준금액 이하의 상한금액을 수용하면서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절차를 거치지 않고 7월부터 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총 29개 품목이 급여 목록에 포함된다.

연간 예상 청구금액은 약 65억원, 환자 수는 약 1만 1564명으로 추산된다. 환자 1인당 연간 투약비용은 약 56만 2100원이며,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 부담은 약 16만 8630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유니메드제약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스폴점안액'은 기존 치료제 대비 가격이 조정되면서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 없이 급여 기준을 충족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환자 1인당 연간 투약비용은 약 3만 7000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 부담(30% 기준)은 약 1만 1000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연간 대상 환자는 약 5만 4000명으로 추산되며, 건강보험 재정 소요는 약 2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편두동 치료제 레이보우(정). /일동제약

◇ 비급여 편두통 신약 '레이보우', 연말 공급 종료

반면 일동제약(249420)이 국내 공급하는 편두통 치료 신약 '레이보우(성분명 라스미디탄)'는 올해 말 국내 판매를 종료한다.

일동제약은 최근 원개발사인 미국 일라이 릴리로부터 레이보우의 글로벌 생산·공급 중단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안전성이나 품질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편두통 치료 환경 변화와 대체 치료제 확대 등을 고려한 사업 전략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보우는 기존 트립탄 계열과 달리 혈관 수축 작용이 없어 심혈관 질환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급성기 편두통 치료제로 개발됐다.

다만 2022년 건강보험 약제급여평가 과정에서 기존 트립탄 계열을 비교약제로 한 평가금액이 제시됐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급여 등재 절차가 중단됐고, 이후 비급여 의약품으로 출시됐다.

비급여 상태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졌고, 처방 확대에는 일정 부분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최근 동일 계열 및 대체 편두통 치료제들이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치료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등재 여부, 즉 급여권 진입이 환자 접근성뿐 아니라 의약품의 국내 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