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수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됐고 기업 규모에 따른 수익성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9일 '2026년 1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한국거래소(KRX) 산업지수 중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 포함된 82개 공시기업이며, 올해 3월 분기보고서를 토대로 인력, 연구개발비, 매출, 재무상태 등을 분석했다.
기업들의 고용은 완만하게 늘었다. 1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인력은 4만79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061명) 증가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부문이 각각 4.3%, 5.7% 늘었다. 연구개발 인력은 7974명으로 전체의 16.6%를 차지하며 3.0% 증가했다.
다만 의료기기 분야 중견기업에서는 연구개발 인력이 줄었다. 해당 기업군 R&D 인력은 362명에서 316명으로 12.7% 감소했다. 전체 인력(4004명→4107명)은 늘었으나 R&D 인력만 줄어드는 구조로, 같은 기간 의료기기 분야 연구개발비도 감소한 것과 맥락이 맞닿아 있다.
연구개발비는 큰 폭으로 늘었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1조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의약품이 20.3% 늘어난 9690억원으로 증가세를 주도했고, 의료기기는 1.4% 감소한 705억원에 그쳤다.
항목별로는 제조경비(70.1%)와 개발비(45.5%)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의약품 개발비는 46.3% 늘었고, 기업 규모별로도 대기업(25.7%), 중견기업(72.2%), 중소기업(139.6%) 모두 증가했다. 파이프라인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 총액은 38.5% 증가했지만 제조경비(144.6%)와 개발비(139.6%)가 동시에 급증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은 의약품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151.3%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22.2% 늘었다.
매출은 견조하게 증가했다. 1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매출은 9조4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의약품(16.6%)과 의료기기(10.7%) 모두 성장했고, 내수(15.5%)와 수출(16.7%)도 동시에 확대됐다.
의약품 대기업은 수출이 23.4% 늘며 성장을 이끌었다. 내수 역시 2548억원에서 5814억원으로 128.2% 급증했다. 전년동기 내수 비중이 10.3%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반면 의약품 중소기업 수출은 14.3% 감소하며 대비를 이뤘다.
성장성(매출액 증가율)은 13.8%로 전년동기(18.1%) 대비 4.3%포인트 하락해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수익성(영업이익률)은 19.6%로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의약품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40.4%로 크게 개선됐다.
다만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의약품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이 1.0%에서 -31.5%로 떨어지며 적자 전환됐다. R&D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 안정성은 소폭 약화됐다. 자기자본비율은 73.3%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모두 소폭 내려갔고, 특히 의약품 중소기업은 69.5%로 하락폭이 컸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60% 이상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어갔다.
김은희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계팀장은 "성장 속도는 둔화됐지만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속도가 기업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