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남미 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멕시코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의약품 분야 참조규제기관으로 인정하면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보다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현지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송 본부 (식약처 제공)

23일 식약처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보건안전보호위원회(COFEPRIS)는 최근 식약처를 의약품 분야 참조규제기관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은 멕시코의 축약 규제 경로를 활용해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품질과 안전성·유효성 심사 절차도 간소화된다.

참조규제기관은 규제 역량과 심사 수준이 우수하다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기관이다. 멕시코는 해당 기관의 허가 결과를 신뢰해 자국 내 허가 심사를 간소화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7월 관련 규정을 마련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설립회원 또는 상임회원 규제기관 ▲세계보건기구(WHO) 우수규제기관목록(WLA)에 등재된 규제기관의 허가 결과를 활용하는 신속 허가 제도를 도입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 의약품·백신 분야 전 기능이 WHO 우수규제기관목록에 등재되면서 해당 요건을 충족했다. 이번 인정으로 식약처의 허가 결과는 멕시코 품목허가 심사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평가자료로 활용된다.

축약 규제 경로를 적용받을 경우 허가 여부는 최대 45영업일 이내 결정될 수 있다. 멕시코 규제당국은 참조규제기관이 수행한 평가 결과를 활용해 추가 기술평가나 자료 제출 요구를 최소화하고 제출 자료의 완전성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또 멕시코는 WLA에 등재된 규제기관이 발급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서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식약처가 발급한 GMP 적합판정서를 활용해 현지 진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됐다.

멕시코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제약시장으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확대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을 의약품 참조국으로 지정한 국가는 필리핀, 파라과이, 이집트,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레바논, 멕시코 등 8개국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들이 멕시코 진출 과정에서 허가 절차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번 조치로 신속한 허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번 멕시코의 참조규제기관 인정은 우리 규제체계의 우수성과 국제적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한 성과"라며 "우수한 국산 의료제품이 해외 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규제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