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의료기기 업종과 일부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들이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우량 기업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중소 바이오텍의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과 '스탠더드'로 재편하고, 상장폐지 우려 기업은 별도 '관리군'으로 분류하는 3부제 승강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프리미엄군 편입 기업 수는 약 70개사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지난 16일 '코스닥 세그먼트 자문단'을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며 제도 설계에 본격 착수했다.

코스닥 승강제는 기업의 시가총액과 매출·이익 등 실적, 지배구조 등에 따라 상장사를 구분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에 따라 프리미엄군에 편입되거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스탠더드군으로 이동하게 된다.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자금을 유도하고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가 침체된 코스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동시에, 업종별 명암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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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의료기기 업종은 대표적인 수혜 분야로 꼽힌다.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이 해외 수출 확대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실제로 주요 의료기기 기업들의 수익성은 코스닥 평균을 크게 웃돈다. 클래시스(214150), 휴젤(145020), 파마리서치(214450)는 높은 수익성과 시가총액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인 프리미엄 후보군으로 꼽힌다. 2018~202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클래시스 49.0%, 휴젤 38.6%, 파마리서치 30.8%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클래시스와 파마리서치는 씨젠(096530)과 함께 현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도 편입돼 있다. 업계에서는 고영(098460), 엘앤씨바이오(290650) 등도 프리미엄군 편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보고 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10월 시행될 코스닥 승강제의 프리미엄군을 예상하려면 4년 전 도입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비슷한 취지로 도입된 제도인 만큼 의료기기 업체 가운데 씨젠, 파마리서치, 클래시스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외에도 일부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들은 프리미엄군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알테오젠(196170), HK이노엔(195940), 에스티팜(237690)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을 앞세워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높은 수익성을 입증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성장세가,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리가켐바이오(141080)에이비엘바이오(298380) 역시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임상 개발 확대에 따른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단기적인 영업손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보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얼마나 인정받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반면 승강제 도입이 모든 바이오 기업에 호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미엄군에 편입된 기업들로 ETF와 기관 자금이 집중될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바이오텍은 투자자 관심에서 더욱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이전 성과나 실적이 부족한 기업들은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경우 전환사채(CB) 리픽싱과 조기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승강제가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성장 초기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은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군이 사실상 코스닥 내 '1부 리그' 역할을 하게 되면 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 선호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의료기기와 일부 수익성 바이오 기업은 수혜를 보겠지만, 적자 상태에서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중소 바이오텍은 양극화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