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글로벌(084110)이 자회사 휴온스랩과 휴온스(243070)의 합병 여부를 결정할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회사는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일반주주 권익 보호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방식인 이른바 '3%룰' 적용을 둘러싼 회사와 소액주주연대 간 이견도 일정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휴온스글로벌 판교 신사옥 전경(휴온스 제공)

22일 공시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의 휴온스랩 흡수합병 안건과 관련한 임시주총 개회일을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회사는 다음달 3일 임시주총을 열어 합병안에 대한 찬반 의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준비 중인 자회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주총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의견을 왜곡 없이 반영하기 위해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임의로 세부 기준을 정할 경우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연기의 배경으로 '3%룰' 적용 방식을 둘러싼 갈등을 지목한다.

앞서 휴온스그룹은 비상장사인 휴온스랩을 상장사인 휴온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휴온스랩은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하이디퓨즈(HyDIFFUZE)'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연구개발 기업이다. 그룹은 이 플랫폼 기술을 휴온스로 이전해 사업화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연대는 휴온스랩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사실상 우회상장 성격의 거래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특히 휴온스랩이 휴온스 자회사로 편입되면 휴온스글로벌이 보유한 핵심 자산 가치가 휴온스로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휴온스글로벌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특별위원회 권고를 수용해 임시주총을 열고 일반주주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주주 측 의결권을 제한하는 '3%룰'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관건은 3%룰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이다. 소액주주가 결집한 반대 지분과 맞서는 최대주주 측 의결권이 3%로 제한될지, 15% 수준까지 인정될지에 따라 표 대결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휴온스글로벌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57.14%다. 윤성태 회장이 42.76%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 윤인상 이사(4.62%), 부인 김경아씨(3.39%), 차남 윤연상씨(3.01%), 삼남 윤희상씨(2.7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의결권을 총 3%까지만 인정하는 '합산 3%룰'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최대주주 측 의결권은 57.14%에서 3%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을 각각 별도로 계산하는 '개별 3%룰'이 적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분율 3%를 초과한 주주는 3%까지만, 3% 미만 보유 주주는 전량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최대주주 측 의결권은 약 15.36% 수준까지 인정된다.

같은 3%룰이라도 어떤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일반주주 의사가 표결 결과에 반영되는 정도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휴온스글로벌 역시 아직 구체적인 의결권 제한 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회사는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이를 준용해 최종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과정에서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모회사 주주 동의 절차와 지배주주 의결권 제한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계기관 협의가 길어지면서 발표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의결권 제한 방식 등을 검토한 뒤 새로운 임시주총 일정과 세부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이번 임시주총 연기는 주주 중심 경영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발표될 가이드라인을 적극 수용해 주주들의 의견에 따라 합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