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역대 최대 규모로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무대에 오른다. 22~25일(현지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USA 2026'에는 국내 기업 약 350곳이 참가해 기술수출과 투자 유치에 나선다.
바이오 USA는 미국바이오협회(BI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행사다. 올해 주제는 '사명이 이끄는 혁신(Driven By Purpose)'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투자기관, 연구기관 등 2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바이오 투자시장 회복 여부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특히 AI는 이번 행사의 최대 화두로 꼽힌다. 과거 AI 기술 자체를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올해는 실제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성과를 검증하는 단계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도 AI를 앞세워 글로벌 파트너와 투자자들의 관심 끌기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4년 연속 단독 부스를 꾸린다. 행사장에 초대형 LED 화면을 설치하고 지난해 6월 출시한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오가노이드는 신속한 초기 신약 발굴과 후보물질 평가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팜(326030),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은 행사장 내 '디지털 헬스&AI' 구역에 부스를 마련한다. SK바이오팜은 연구개발과 경영 전반에 적용 중인 AI 활용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다.
올해 바이오 USA에서는 AI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바이오 제조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은 생산 거점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식재산권(IP) 보호 이슈, 미국 생물보안법(바이오보안법)을 둘러싼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이른바 '탈중국(De-risking China)'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 제조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소 바이오기업과 스타트업들은 행사장 내 '한국관'을 중심으로 해외 기업과 투자자를 만난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운영하는 한국관 규모는 올해 6500제곱피트(약 604㎡)로 지난해 6000제곱피트보다 확대됐다.
한국관 참가 기업은 올해 51곳으로 집계됐다. 참가 기업 수는 2022년 16곳, 2023년 20곳, 2024년 41곳, 2025년 51곳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이 운영하는 '한국 바이오헬스 허브' 구역에도 다수 기업이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투자자들과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개별 면담이나 기업 발표 등에 참여하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이번 바이오 USA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은 약 350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참가 기업 수는 약 300곳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바이오 USA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맡을 역할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