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가 루이소체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의 국내 절차에 돌입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키순라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인 루이소체 치매까지 치료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키순라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초기 인지장애 또는 루이소체 치매의 주요 임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연구진은 도나네맙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인하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한양대병원 등이 참여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Tau)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키순라는 이 가운데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제거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다.
키순라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를 유의하게 늦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릴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영국, 호주, 유럽연합(EU) 등으로 허가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키순라는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투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임상은 알츠하이머병을 넘어 루이소체 치매로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로, 환각과 인지기능 저하,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장애가 주요 증상이다.
질환은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 단백질이 뇌세포 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형성된 '루이소체'가 신경세포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발생한다. 현재 치료는 인지기능 저하나 환각 등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개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