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고용량 경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양대 비만약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잇따라 고용량 제품을 앞세우면서 체중 감량 효과를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10일부터 당뇨·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12.5mg과 15mg 제품의 국내 공급을 시작한다. 지난해 8월 2.5mg과 5mg을 시작으로 7.5mg, 10mg을 순차적으로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 최고 용량 제품까지 추가하면서 국내 허가를 받은 전 용량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과 GIP(포도당의존성 인슐린분비촉진폴리펩타이드)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 글로벌 임상시험(SURMOUNT-1)에서 15mg 투여군은 72주 기준 평균 22.5%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며 마운자로 용량군 가운데 가장 높은 감량 효과를 기록했다.
유통업계에 공개된 마운자로 12.5mg과 15mg의 공급 단가는 67만5131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초도 물량은 제한적으로 공급돼 종합병원과 인근 문전약국을 중심으로 우선 배정될 예정이다.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도 고용량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기존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보다 용량을 높인 '위고비 HD(7.2mg)'를 개발 중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72주 기준 평균 20.7%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위고비 HD는 아직 국내 허가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외 허가 여부에 따라 국내 도입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임상 결과만으로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두 약물은 성분과 작용 기전이 다를 뿐 아니라 임상 설계와 대상 환자군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고용량 제품일수록 메스꺼움과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데다 약가 부담도 높아지는 만큼 실제 처방 확대 속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저용량 마운자로는 약국가에서 한 달 투약분(4펜) 기준 30만원대 후반에서 4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어 고용량 제품의 환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