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동조합이 사측에 임금·단체교섭 재개를 요구하며 답변 시한을 제시했다. 노사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악화한 가운데,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가 기한 내 교섭 재개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기존 교섭 해태 고소 건을 보강하는 등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8일 회사에 임금·단체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답변을 요청했다.

박재성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 지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수정 제시안을 공식적으로 제출했고 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공문도 발송했다"며 "회사에 답변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 재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월 회사와 존림 대표를 상대로 노동조합법상 교섭 해태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박 지부장은 "회사가 교섭보다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노사 문제가 교섭이 아닌 사법 절차로 해결되는 선례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탈퇴를 추진 중이다. 이에 노조는 오는 16~18일 총회를 열어 탈퇴 안건을 상정하고, 24~28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독자 노선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이 역시 투쟁 기조 약화가 아닌 조직 정비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계열사별 이해관계 차이와 삼성전자(005930) 노조의 협상 이탈 이후 초기업 노조의 구심력이 약화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박 지부장은 "초기업 노조가 공동 안건을 관철하지 못했고 교섭력 강화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노사는 조정 절차 이전까지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며, 회사는 협상 과정에서 수정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안을 조정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라는 얘기다.

현재 노사 간 쟁점은 단순한 임금 인상 수준을 넘어 일부 단체협약 요구사항까지 확대됐다. 노조의 요구안을 두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노조 측의 요구에 대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워 교섭에 난항을 겪어왔다"며 "특히 기업의 인사권,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사항은 회사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였기에 협상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사 간 법정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쟁의행위 관련 가처분 사건 항고심 심문은 지난 5일 진행됐으며, 재판부는 양측에 7월 3일까지 추가 서면 제출 기회를 부여한 상태다. 노조는 이르면 7월 말 항고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노사 모두 해당 법적 판단이 향후 교섭 구조와 쟁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 간 대화를 계속 이어가며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