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 열풍에 뜻밖의 기업이 웃고 있다. 단기간에 급격히 살을 빼면서 근육 감소, 담석증, 탈모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고 위를 떠다니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인다.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발전했다. 일주일에 1회 주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GLP-1 계열 약물로 체중을 급격히 감량할 경우 담석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담석증은 담즙 성분이 돌처럼 굳어서 담낭에 쌓여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가 국내 상륙한 2024년 10월부터 작년 8월까지 비만 치료제를 투여하고 560명이 담석증을 겪었다. 이 가운데 76명이 응급실을 찾았다.
동시에 담석증을 치료하는 우루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로 유명한 대웅제약(069620)의 우루사는 간 피로 회복을 돕는 제품이다. 우루사는 300㎎ 용량에서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은 비만 환자의 담석 예방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했다.
작년 우루사 300㎎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우루사 전체 매출은 수년간 9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작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마침 위고비, 마운자로(2025년 8월)가 국내 상륙한 시점과 맞물리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료진이 담석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환자에게는 비만 치료제와 우루사를 함께 처방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탈모를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인한 영양 부족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동성제약은 올해 1분기 미녹시딜 등 탈모약 매출이 2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탈모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7%에서 14%로 늘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매출 증가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비만 치료제 효과도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탈모 완화에 도움 되는 효모까지 찾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GLP-1 약물은 근육 손실을 동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차세대 비만약이 체중 감소를 넘어 근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에 비만을 관리하며 체성분을 분석하는 인바디(041830)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바디는 몸무게 뿐만 아니라 골격근량, 체지방량 데이터를 보여준다.
인바디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684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영업이익은 86% 증가했다. 인바디 관계자는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 효과와 환자 건강 상태를 다각도로 평가하기 위해 체성분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해외 의료기관과 체성분 분석 장비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업체 P&S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체성분 분석 시장은 2024년 3700억원에서 2030년 65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만 관리 시장이 이들 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