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의 제2테크노밸리 사옥. /회사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입 제한과 자발적 리콜 조치로 위기를 맞았던 휴온스(243070)가 FDA로부터 리콜 대상 주사제 품목에 대한 '리콜 해지' 통보를 받았다. 막혀 있던 현지 공급 길이 다시 열리게 될 전망이다.

이로써 회사의 악재로 평가됐던 미국 수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수순이다. 회사는 관련 손실 비용을 지난 1분기 실적에 선반영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맞았는데, 재무 리스크도 털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 취재 결과, 휴온스는 최근 미국 FDA로부터 '무균성 보장 부족' 지적으로 자발적 리콜을 진행해 온 북미 수출용 주사제 3개 품목(리도카인염산염 주사제, 부피바카인염산염 주사제, 0.9% 염화나트륨 주사제) 가운데 최소 2개 품목에 대해 리콜 조치가 공식 해지됐다는 서한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개 품목도 제품 자체의 결함이나 추가 문제가 발견된 것이 아니라, 품목별 순차 행정 절차와 세부 서류 검토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발이 묶였던 주사제 제품들의 통관 재개는 물론 북미 현지 국소마취제 공급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FDA는 지난 4월 충북 제천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무균 주사제에 대해 수입경보(Import Alert)를 발령하고 미국 내 통관을 제한했다. 회사는 이후 생산·품질관리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휴온스의 리도카인 북미 수출 제품. /휴온스

◇리콜 원인은 제품 오염 아닌 '데이터 무결성'

이번 리콜 사태는 지난해 FDA가 제천공장을 현장 실사한 뒤 제조·품질 관리상 문제를 지적하는 '폼(Form) 483'을 발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FDA는 무균 주사제 생산 공정과 관련해 '무균성 보장 부족(Lack of Assurance of Sterility)'을 지적했다. 다만, 이는 시중에 유통된 제품에서 실제 미생물 오염이나 불량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FDA는 주사제 생산 과정에서 무균 상태가 유지됐음을 입증하는 시험 결과와 제조 기록 등 데이터 관리 체계가 최신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cGMP)이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이슈로 분류한다.

휴온스는 북미 시장 신뢰를 지키고자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현지 유통 물량 전체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을 시행했다. 이어 글로벌 GMP 전문 자문 업체와 협력해 시정·예방조치(CAPA)를 시행하고 개선 보고서를 제출했다. FDA가 비교적 빠르게 리콜 해지 절차에 들어간 배경에도 이런 신속한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3억원 비용 선반영…2분기 실적 부담 완화

리콜 사태는 올해 1분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휴온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419억원,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이다.

이번 실적 악화는 본업 부진보다 리콜 관련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한 영향이 컸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판매 관리비가 576억원에서 650억원으로 약 74억원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휴온스는 미국 현지 리콜 비용과 폐기 손실 등을 반영해 약 53억원 규모의 판매보증충당금·GMP 컨설팅 비용을 1분기에 일시 반영했다. 이는 실제 리콜 규모로 알려진 약 350만달러(약 51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는 향후 발생 가능한 비용을 선제적으로 털어내면서 재무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한 상태다. 실제 1분기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금융수익 등에 힘입어 6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2억원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FDA 리콜 해지와 미국 통관 정상화가 본격화될 경우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미국 수출 리콜과 관련한 비용을 1분기 실적에 전액 선반영했다"며 "관련 불확실성이 곧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