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지난해 생산과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6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위축됐던 체외진단 분야도 회복 조짐을 보였고, 치과용 임플란트와 피부미용 관련 의료기기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의료기기 생산·수출·수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12조3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수출액은 53억7000만달러(한화 7조6395억원)로 2.2% 늘었고, 수입액은 50억4000만달러(약 7조1606억원)로 9.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의료기기 무역수지는 3억3000만달러(약 4789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6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생산액과 수출액은 코로나19 진단기기 수요 감소 영향으로 2023년 큰 폭으로 줄었지만, 2024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도 11조8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하며 2022년 수준을 회복했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급감했던 체외진단의료기기 분야는 회복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체외진단의료기기 생산액은 997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수출액은 7억3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특히 고위험성감염체 유전자검사시약 생산액은 3270억원으로 22.6%, 수출액은 1억6900만달러로 20.2% 늘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관련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소화기 감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등 비호흡기 질환 진단용 유전자증폭(PCR) 제품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치과용임플란트고정체가 생산액 2조4429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생산액 1위에 올랐다. 생산액 증가율은 12.2%였다. 범용초음파영상진단장치는 7538억원으로 생산액 2위를 차지했다.
수출 부문에서는 범용초음파영상진단장치가 5억2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2% 증가하며 수출 1위에 올랐고, 치과용임플란트고정체는 3억99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피부미용 관련 의료기기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피부 주름 개선 등에 사용되는 범용전기수술기 생산액은 1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9% 증가했으며, 수출액과 수입액도 각각 48.9%, 69.4% 늘었다.
함께 사용되는 일회용손조절식전기수술기용전극 역시 생산액이 50.4%, 수출액이 82.0%, 수입액이 57.3% 증가했다. 이 품목은 지난해 1억6900만달러가 수입돼 의료기기 수입 품목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른바 필러로 불리는 조직수복용생체재료도 생산액(5224억원), 수출액(3억7600만달러), 수입액(7700만달러)이 모두 증가했다. 식약처는 고령화에 따른 피부 노화 관리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시장 다변화도 이어졌다. 지난해 한국 의료기기는 미국 등 203개국에 수출됐으며,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9%로 전년(38.8%)보다 2.9%포인트 감소했다.
미국 수출은 8억달러(약 1조2050억원)로 5.4% 증가했고 일본도 5.1% 늘어난 반면 중국은 4억5000만달러(약 6780억원)로 25.8% 감소했다. 독일, 인도, 태국, 프랑스 등 유럽·아시아 국가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수출 시장 다변화 흐름을 이어갔다.
의료기기 산업 기반도 확대됐다. 지난해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는 총 7570곳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제조업체는 4317곳, 수입업체는 3253곳이었다. 종사자 수는 16만2531명으로 전년보다 7.8% 늘어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식약처는 "신개발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글로벌 규제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