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복강경 수술로봇 '스타크' 공개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리브스메드

지난해 말 시가총액 1조원 규모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수술기구 전문기업 리브스메드(491000)가 차세대 수술로봇 '스타크(STARK)'를 앞세워 글로벌 암 수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만 시장은 아직 신중한 분위기다. 스타크의 기술력 자체보다는 실제 해외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27일 리브스메드 주가는 장중 최대 17% 급락했다. 의료계와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스타크가 공개된 직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시장 반응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회사는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호텔에서 100여명의 의료진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스타크를 처음 공개하고, 스타크를 활용한 신체 모형 복강경 수술 시연회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기존 수술로봇 대비 차별화된 구조와 조작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스타크는 다관절 기술 기반의 복강경 수술로봇으로, 보다 정교한 최소침습 수술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90도 관절 기술이 실제 조작성 개선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1개 몸통(카트)에 2개의 로봇 팔이 장착된 구조를 총 2개로 조합한 형태다. 총 2개의 카트에 장착된 4개의 로봇 팔을 통해 수술실 공간 효율성과 배치 유연성을 높였다. 기존 수술로봇 대비 크기를 절반 이상 줄였고, 높이와 접근 각도, 방향 전환 자유도도 확보했다.

행사에 참석한 세계로봇수술학회(SRC) 회장인 에두아르도 파라-다빌라(Eduardo Parra-davila)는 "스타크의 90도 관절과 모듈형 아키텍처는 진정한 게임 체인저"라며 "K로봇이 글로벌 수술 시장을 이끌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조금 달랐다. 시장은 스타크의 기술력보다 실제 상업화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장 전문가는 "기존 수입산 로봇보다 차별성과 사업성은 확실하다"면서도 "의료기기는 국가별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병원 공급망 진입에도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의료진 교육까지 필요한 만큼 매출 반영 속도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주가 반등 효과를 보려면 결국 해외 성과가 확실하게 나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로봇수술 시장은 미국 수술로봇 기업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 시스템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타크 역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큐렉소(060280), 고영테크놀러지, 미래컴퍼니(049950) 등이 수술로봇 상용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회사는 오는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신청해 연내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내년 일본, 2028년 미국 순으로 인허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해부터 일부 매출 반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리브스메드는 지난해 12월 시가총액 1조원 규모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90도 다관절 구조를 구현한 핸드헬드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을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집도의 손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장 이후 투자 열기도 뜨거웠다. 상장 첫날 주가는 10% 넘게 상승했고, 지난 20일에는 특허·상표·디자인 등을 포함한 누적 지식재산권(IP) 1000건 돌파 소식에 다시 한번 10% 이상 급등했다.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한때 2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다만 실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리브스메드는 아직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02억632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66억5725만원에서 83억6687만원으로 25.7% 늘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간 매출이 101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8% 증가하는 동시에, 적자 규모도 194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아티센셜의 해외 판매 확대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실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분기가 통상 의료기기 업종 비수기인 데다 회사가 단기 출하 전략을 운영하면서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경쟁 환경 역시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존슨앤드존슨(J&J)도 수술로봇 '오타바(OTTAVA)'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존 시장 강자인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