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바이오로직스 중국 지사. /우시바이오로직스 제공

미국의 대중(對中) 바이오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대표 바이오의약품 위탁 연구·개발·생산(CR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인증을 확보한 데 이어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바이오산업 행사에 참여해 국내 바이오텍과의 접점 확대에 나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오는 6월 9~1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월드 이중특이항체 & T세포 인게이저 서밋 코리아(World Bispecific & T Cell Engager Summit South Korea) 2026′에 참가해 국내 바이오 회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미팅·수주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 행사는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전문 기업 핸슨 웨이드(Hanson Wade)가 올해 처음 한국에서 개최하는 차세대 항체 치료제 전문 행사로, 미국·유럽 중심으로 운영되던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가 한국 서울로 확장된 것이다. 전시보다는 기업 간 파트너링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특징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RDMO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고 있는 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사 갈등이란 현안을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경쟁 기업은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에서 독자적인 이중특이항체 플랫폼 우시바디(WuxiBody)와 이중특이항체와 T세포 인게이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분석·품질관리(CMC)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이중특이항체는 하나의 항체가 두 개의 표적을 동시에 인식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T세포 인게이저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암세포에 직접 연결해 공격을 유도하는 면역항암 기술이다. 두 기술 모두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구조가 복잡해 생산과 품질 관리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글로벌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시장에선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분석·품질관리(CMC)와 규제 대응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스위스 론자,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CDMO 회사들이 앞다퉈 차세대 항체의 작용 기전(원리)을 검증하고 초기 연구 개발부터 임상 단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이번 행보가 한국 바이오 기업 대상 영업 확대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리가켐바이오(141080) 등 한국 바이오 회사들이 이중특이항체와 ADC 연구·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는 데다 바이오 회사 다수가 자체 생산 시설 없이 글로벌 CDMO와 협력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잠재 수요가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란 평가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1월 국내 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가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삼중 표적 면역항암제 플랫폼 '멀티앱카인(Multi-AbKine)'의 신약 후보 물질 개발을 위해 우시바이오로직스와 CDMO(위탁개발생산) 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중국 내 주요 생산 시설 3곳에 대해 한국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한국에 공급될 의약품의 원료의약품(DS)부터 완제의약품(DP), 포장 공정까지 상업 생산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생산 대상 품목은 지난 3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담도암 치료제 '지헤라(성분명 자니다타맙)'다. 이는 캐나다 자임웍스가 개발하고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과 아시아 일부 지역 판권은 비원메디슨(BeOne Medicines, 옛 베이진)이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중국 견제 강화와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등 중국 기업이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의 타깃이 된 이후 오히려 더 공격적인 로비 활동과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바이오 회사를 중요한 고객군으로 보는 흐름이 함께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매출은 218억위안(약 4조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매출이 전체의 58.1%를 차지했고, 유럽 23.1%, 중국 12.3%, 기타 지역 6.5% 순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