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먹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알약(Wegovy Pill)'의 흥행에 힘입어 시장 반등 기대를 키우고 있다.
경쟁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경구용 위고비는 출시 16주 만에 누적 처방 200만건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선점 효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1분기 조정 순 매출이 701억 덴마크크로네(한화 15조9600억원)를 기록했다고 6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한 수치지만, 비만치료제 사업 성장세와 경구용 위고비 초기 판매 호조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실적 발표 후 회사 주가는 7일 오전 약 3% 상승했다. 특히 시장 관심은 올해 1월 5일 미국 출시된 경구용 위고비에 집중됐다.
마이크 두스타르 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위고비 알약은 미국 시장에서 기록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출시 16주 만에 100만 명 이상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위고비 알약의 1분기 처방 건수는 130만건이었다. 지난 4월 17일 기준 누적 처방은 약 200만건으로 늘었다. 회사는 실제 치료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초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위고비 알약 사용자 가운데 약 80%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치료제를 처음 사용하는 신규 환자였다.
경쟁 제품 사용자 유입도 있었지만 기존 주사형 위고비 매출 잠식은 제한적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존 주사형 위고비 수요를 잠식하기보다는 시장 자체를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경쟁사 일라이 릴리도 지난 4월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운다요'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노보 노디스크는 효능 측면에서 경쟁력을 부각해 왔다. 위고비 알약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17%, 파운다요는 12.4%였다고 각 회사는 밝힌 바 있다.
가격 전략도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다. 두스타르 CEO는 "현재 가격과 수요의 균형이 '스위트 스폿(최적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위고비 알약 시작 용량(1.5mg)은 자비 부담 환자 기준 월 149달러에 출시됐다. 민간 보험 가입자는 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월 25달러 수준에도 구매할 수 있다. 두 번째 용량은 월 199달러, 최고 용량은 보험 미적용 기준 월 299달러다.
두스타르 CEO는 "16주 만에 누적 처방 200만건, 주당 20만건 이상의 처방이 발생했다"며 "현재 기준으로는 가격을 매우 적절하게 설정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수억명 환자에게 공급하려면 가격은 결국 더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을 보면 노보의 1분기 비만치료제 사업 매출은 209억 덴마크크로네(약 4조7700억원)로, 고정환율 기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당뇨 사업 매출은 449억 덴마크크로네(약 10조2490억원)로 12% 늘었다.
주사제 위고비 매출은 182억 덴마크크로네(약 4조1540억원)였다. 반면 경구용 위고비는 출시 첫 분기 22억6000만 덴마크크로네(약 51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젬픽 매출은 약 280억 덴마크로네(약 6조3840억원)로 8% 성장했다.
노보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소폭 상향 조정했다. 기존 '-5~-13%'였던 2026년 조정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4~-12%'로 수정했다. 제프리스는 이를 기준으로 노보의 연간 매출이 2640억~2880억 덴마크크로네(약 420억~453억달러), 한화로 약 60조~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GLP-1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한 원리의 약. 이 호르몬은 뇌에 '배부르다'라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줄이고,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춘다.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약은 이러한 기능을 인위적으로 강화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