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시카다)'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확산 속도는 과거 대유행 변이보다는 완만하지만, 여름철 재확산 가능성과 중동 전쟁에 따른 의료 현장의 주사기 수급 불안이 겹치며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질병관리청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이 'BA.3.2'를 포함한 국내외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BA.3.2는 올해 2월 23개국에서 4월 기준 33개국 이상으로 확산됐다.
이 변이는 2024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뒤 한동안 잠잠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검출이 증가하며 다시 확산세를 보였다. 장기간 잠복했다가 재출현하는 양상이 매미의 생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시카다'라는 별칭이 붙었다.
국내에서도 확산 흐름이 뚜렷하다. 질병청에 따르면 BA.3.2의 국내 점유율은 1월 3.3%에서 2월 12.2%, 3월 23.1%로 빠르게 증가했다. 15주차(4월 5~11일) 호흡기 환자 검체 분석에서도 코로나19 검출률은 6.3%로 전주(4.7%) 대비 상승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여름철 전체 검출률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위험도에 대한 평가는 신중하다. 질병청은 BA.3.2가 과거 대유행을 이끈 델타·오미크론 변이보다 파급력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현재까지 중증도나 병독성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신 효과도 유지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질병청은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이 무용지물'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WHO 역시 기존 백신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이의 면역 회피 특성으로 인해 확진자 수가 일부 증가할 가능성은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5~2026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기간도 당초 이달 30일에서 6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의료 현장의 공급 불안이다. 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주사기와 주사침 등 필수 의료 소모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이미 재고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가격 인상과 품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 기준 국내 주사기 재고가 약 4479만 개로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사기 제조업체의 하루 생산량도 487만 개 이상으로 확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감 공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불안 심리에 따른 사재기가 유통 왜곡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20일부터 주사기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특별 단속에 착수했다.
매점매석 판단 기준은 월 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경우 등이며, 적발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변이 확산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대응 체계 유지"라며 "백신 접종과 함께 의료 현장 수급 안정까지 병행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