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왼쪽)와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리브리반트'

미국 제약기업 존슨앤드존슨(J&J)과 유한양행(000100)의 폐암 항암제 병용요법이 세계 시장에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K-신약'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J&J가 14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리브리반트·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2% 증가한 2억 5700만달러(약 38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2억 1600만달러) 대비 19% 늘어난 수치다. 2024년 1분기(4700만달러)와 비교하면 2년 만에 매출 규모가 5배 이상 커진 것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202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승인을 획득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국산 항암제가 글로벌 표준 치료 옵션(1차 치료제)으로 채택돼 상업적 성공을 거둔 첫 사례로 꼽힌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기존 단독 요법 대비 내성 극복 가능성이 높고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게 의학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정맥주사(IV) 제형이던 리브리반트의 투약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피하주사(SC) 제형을 출시해, 처방 속도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브리반트 SC 제형은 2025년 12월 FDA 허가를 획득했다.

분기별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 매출 추이를 보면 성장세는 더욱 뚜렷하다. 2024년 1분기 4700만달러였던 매출은 매 분기 계단식 성장을 거듭하며 2024년 4분기 1억달러를 넘어섰다. 2025년부터는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2025년 1분기 1억4100만달러, 2분기 1억8000만달러, 3분기 1억9700만달러, 4분기 2억1600만달러로 분기마다 외형이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매출은 2024년 1분기 36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1억 7500만달러로 약 4.8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해외 시장(International) 매출은 1100만달러에서 8200만달러로 7배 이상 급증했다.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에는 이번 실적이 단순한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성과를 넘어 글로벌 임상과 허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신약 개발의 전 주기적 성공 모델'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출 확대에 따른 로열티 수익 또한 유한양행의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은 이제 글로벌 폐암 치료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빅파마의 핵심 포트폴리오 내에서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J&J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기존 전망보다 상향해 중간값 기준 1008억달러(약 148조원)를 제시했다. J&J 역사상 최초로 연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