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14일 오후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를 주제로 연 미디어 행사에서 류영상 조선의대 교수, 조윤경 울산의대 교수, 박철영 성균관의대 교수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내 당뇨병 치료 전략이 '개별 맞춤형 합병증 예방'으로 재편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과 한국당뇨병학회는 이미 메트포르민의 1차 치료제 독점 지위를 해제하고, 환자의 심혈관·신장 질환 위험도에 따른 우선 처방을 권고하고 나섰다. 단순 혈당 강하를 넘어 신체 기관 보호 효과를 입증한 신약들이 주류로 부상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의학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국내 급여 체계가 최신 가이드라인을 수용하지 못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이 제한되고 합병증 위험이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2형 당뇨 환자 조절률 32.4%…혈당 관리서 통합 치료로"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14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호텔에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를 주제로 미디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류영상 조선의대 조선대병원 교수, 조윤경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박철영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 등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이 함께 국내 당뇨병 관리의 미충족 수요와 정책적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2형 당뇨병 환자는 약 533만명,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400만명이다. 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 기능은 일부 남아 있지만 비만 같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한다. 1형 당뇨병은 인체 면역 체계가 췌장의 췌도(膵島)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고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류영상 교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인지율은 74.7%로 높지만, 당화혈색소(HbA1c) 6.5% 미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 비율을 의미사흔 당뇨병 조절률은 32.4%에 불과하다.

류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정상인 대비 1.55배 높으며, 특히 심장과 신장은 어느 한쪽이 악화하면 다른 쪽도 함께 나빠지는 밀접한 관계"라며 "합병증 보유 환자는 삶의 질 저하 위험이 최대 3배 높고, 의료비는 무려 79배까지 급증할 수 있어 단순 혈당 조절을 넘은 통합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학계는 치료 지침을 바꿨다. 조윤경 교수는 "이제는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GLP-1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나 SGLT-2 억제제를 조기에 사용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특히 체중 감량이 필요한 비만 동반 환자나 강력한 혈당 조절이 필요한 경우, GLP-1RA를 기저 인슐린보다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형 당뇨병의 병인과 치료 약제. /허지윤 기자

◇ "환자 삶의 질 고려한 정책 변화 시급"

하지만 최신 의학 지침과 국내 보험 급여 체계의 괴리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료진은 최신 치료 전략을 가로막는 한계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 기준인 '당뇨병 용제 일반 원칙'을 꼽았다.

이에 대해 박철영 교수는 "현재 국내 당뇨병 약제 급여 원칙은 제정한 지 너무 오래돼 의료 현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환자 이득에 따라 약제를 자유롭게 조합(Combination)하도록 권고하지만, 국내 급여 시스템은 여전히 '무조건 메트포르민부터' 써야 하는 과거의 원칙에 묶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오젬픽(GLP-1RA) 같은 혁신 신약을 효과적인 조합으로 쓰고 싶어도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의 치료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급여 원칙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심사평가원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합의점을 찾고 있지만 실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당뇨병 치료의 최종 목표가 '단순 당 수치 관리'가 아닌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이 돼야 한다"며 "합병증 예방을 통해 장기적으로 절감될 의료비를 고려하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