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라이릴리의 경구 비만치료제 '파운다요'를 승인한 다음 날 노보 노디스크가 곧바로 비교 데이터를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노보는 2일(현지 시각) 먹는 위고비(경구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소 효과와 내약성 측면에서 파운다요 대비 우수하다는 간접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까지 파운다요와 위고비 정제를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없다.

이번 발표엔 회사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맥쿼리캐피탈에 따르면 위고비 정제는 출시 초기 빠른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중순 주간 처방 증가율이 20~30%대에서 5% 수준으로 둔화됐다.

1일 릴리 주가는 약 4% 상승했고 노보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노보노디스크 본사 앞에 회사 로고가 그려진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위고비정, 파운다요 대비 3%p 더 감량…부작용 중단율도 낮아"

노보는 각각의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활용한 인구보정 간접비교(population-adjusted indirect treatment comparison·ITC) 분석을 실시했다. 비교 대상은 위고비 정제의 'OASIS-4' 임상과 파운다요의 'ATTAIN-1' 임상이다.

분석은 기저 체중, 혈당 상태, 성별 등을 보정한 뒤 진행됐다. 결과는 오는 10~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비만의학회(OMA) 연례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노보에 따르면 위고비 정제 25mg은 파운다요 36mg 대비 평균 체중 감소 효과에서 약 3%포인트 높은 결과를 보였다.

FDA는 파운다요를 최대 17.2mg 용량까지 승인했다. 노보는 해당 용량이 임상 시험에서 사용된 36mg 캡슐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상 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이상 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가능성은 파운다요가 위고비 대비 약 4배 높았고 위장관 부작용으로 인한 중단 가능성은 약 1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파운다요는 고지혈증 치료제 '심바스타틴'을 복용하는 일부 환자와 간효소 유도제(CYP3A4) 병용 환자에게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노보는 서로 다른 임상 시험 간 비교라는 점과 이상 반응 발생 건수가 적다는 점은 분석의 한계로 제시했다.

◇"공복 복용 제한, 영향 적다"…비만 환자 84%, '노보 치료 조건' 선택

노보는 별도로 진행한 환자 선호도 조사도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11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비만 성인의 84%가 효과, 부작용, 복용 방법 등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경구 치료 프로파일(조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까다로운 복용 조건에도 불구하고 환자 수용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위고비 정제는 아침 공복 상태에서 물 4온스(약 120ml) 이하와 함께 복용한 뒤 최소 30분 동안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한다. 반면 파운다요는 이 같은 제한이 없다.

노보는 "응답자의 65%가 공복 복용 후 30분 대기 조건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노보 북미 사업부 제이미 밀러 부사장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임상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생활 패턴에 맞는 치료 옵션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BofA, 파운다요 매출 전망 하향…"결국 보험·처방 채널 싸움"

노보의 이번 발표를 기반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제이슨 거버리 애널리스트는 파운다요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30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파운다요 출시 이후에도 릴리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가 약세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시장 규모와 약가 관련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출시 초기 흐름은 위고비 정제 사례와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파운다요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위고비는 선출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맥쿼리캐피탈은 향후 경쟁 구도에서 보험 적용과 처방 채널 전략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맥쿼리캐피탈은 "위고비 정제는 체중 감소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다소 우위가 있는 반면 파운다요는 복용 편의성과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결국 보험 적용과 직접판매(DTC) 전략, 처방 데이터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릴리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 '릴리다이렉트'를 통해 전날부터 처방 접수를 시작했으며 오는 6일부터 배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향후 미국 약국과 원격의료 플랫폼을 통해 공급 확대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