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다요(Foundayo, 성분명 오포글리프론)을 허가했다고 1일(현지 시각) 밝혔다.
세계 시장에 열풍을 일으킨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에 이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으로도 나온 것이다.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파운다요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체중 관련 동반질환 1개 이상 보유)을 대상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 체중 감소, 장기 유지 목적으로 승인됐다. 초기 0.8mg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최대 17.2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임상에서도 유효성이 입증됐다.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2건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에서 72주간 치료 결과, 파운다요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1월 먼저 경구용 비만 치료제 '먹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릴리는 파운다요의 위고비와 다른 제품 경쟁력을 강조했다. 파운다요는 음식이나 물 섭취, 복용 시간과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유일한 GLP-1 경구 비만 치료제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먹는 위고비는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
FDA의 이번 승인은 'CNPV(Commissioner's National Priority Voucher)' 프로그램이 적용된 다섯 번째 사례로, 허가 신청 후 단 50일 만에 이뤄졌다. 이는 기존 처방 약 사용자 수수료법(PDUFA) 일정에 따를 경우 내년 1월로 예상됐던 승인 시점을 크게 앞당긴 것으로, FDA는 2002년 이후 신물질신약(NME) 가운데 가장 빠른 승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유통도 신속하게 진행된다. 파운다요는 자사 플랫폼(LillyDirect)을 통해 즉시 처방 접수가 가능하며, 오는 6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이후 미국 내 소매 약국과 원격의료 채널을 통해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다.
미국 내 가격은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르다. 민간보험 가입자는 월 25달러 수준으로 이용 가능하며, 자가 부담 환자의 경우 월 149달러부터 시작한다. 공공보험인 메디케어 파트D 적용 대상자는 오는 7월부터 월 50달러 수준으로 접근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중심 축이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콜드체인(저온 유통)이 필수인 주사제와 비교해 먹는 비만약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복용 편의성이 높아 환자 순응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경구제가 등장하면서 비만을 당뇨병·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보고 보험 적용 확대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비만 치료에 GLP-1 계열 약물 사용을 권고하는 첫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일부 국가는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공식 인정하는 등 정책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먹는 비만 약의 한국 출시일은 미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약가 협의 등 절차가 필요하다. 데이비드 릭스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유지 목적의 환자에게도 적합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40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신청했다"고 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구용 GLP-1 치료제가 확산되면 시장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보험 적용 여부가 향후 시장 성장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