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YBM연수원에서 열린 삼천당제약 주주총회에 주주 약 500명이 참석했다. /홍다영 기자

"기존 인슐린 주사를 100% 대체하겠습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000250) 대표는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YBM연수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먹는 인슐린, 위고비 복제약(제네릭) 등을 개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올해 1월 2일 종가 24만4500원에서 이날 장중 118만원까지 오르며 380% 넘게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27조원이 넘는다.

전 대표는 "삼천당제약이 코스닥 시총 1위에 오르며 향후 방향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다"면서 "시장 관심사인 S-Pass 플랫폼 기술은 단순히 바늘로 찌르는 주사를 먹는 약으로 편하게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피하(皮下) 주사 인슐린은 혈류를 타고 몸 전체를 돌아 간에 도달하지만 S-Pass 플랫폼 기술은 (인슐린이) 위에서 분해되지 않고 바로 간으로 전달된다"면서 "그만큼 부작용이 없고 주삿바늘로 찌르는 고통이 없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그런데 인슐린은 위산으로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주사제로 투여했다. 삼천당제약은 자체 플랫폼 기술인 S-Pass로 먹는 인슐린을 개발하고 있다. 인슐린을 보호 물질로 감싸 위산에 분해되지 않도록 하고, 세포 사이 틈을 일시적으로 열어 흡수시키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당뇨병 환자들은 배나 허벅지에 주사를 맞는 대신 약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19일 유럽 식약처에 임상 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아직 승인 허가가 나오진 않았다.

전 대표는 "그동안 환자들이 주삿바늘을 공포스러워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당뇨 합병증이 오기 직전에 인슐린을 처방했다"면서 "(먹는 인슐린이 개발되면) 의사들이 당뇨 초기부터 인슐린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먹는 인슐린은 수많은 빅파마가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남들이 뛰어드는 레드오션(포화 시장)은 우리 목표가 아니고, 개발 난이도가 높은 장벽을 뛰어넘어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했다.

삼천당제약은 먹는 위고비 복제약(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유럽 제약사와 508억원 규모로 11개국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고, 일본 다이치산쿄 에스파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전 대표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주성분)는 핵심 원료 시세가 g당 100~200달러지만 우리는 g당 20달러 수준으로 (원료를) 확보했다"고 했다. 그는 "의약품 플랫폼인 트럼프RX로 미국에서 비만약을 싸게 살 수 있게 되면서 삼천당제약의 수익성과 약가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원가 절감으로) 극단의 가격 경쟁이 발생해도 수익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 대표는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해 흔들림 없이 우리의 길을 가겠다"면서 "주주 이익과 기업 가치를 최우선으로 성장의 과실이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YBM연수원에서 열린 삼천당제약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이날 주주총회는 500명 안팎의 주주가 참석했다. 주총 시작 30분 전부터 수십여 명이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였다. 몇몇 주주는 자리가 부족해 바닥에 앉아서 설명을 듣기도 했다. 향후 회사의 미래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주주들도 있었다.

한 주주는 "경구용 위고비 복제약의 경쟁력이 원가가 싸다는 것인데 경쟁 업체들도 같은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원가율이 10% 미만"이라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전 대표의 삼천당제약 주식 약 2500억원어치 매각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앞서 전 대표는 보유 중인 삼천당제약 보통주 26만5700주를 다음 달 23일부터 5월 22일까지 시간 외 매매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다른 주주는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식을 파는 이유가 무엇인지, 연부연납(年賦延納)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연부연납은 세금을 수년간 분할 납부하는 것이다. 전 대표는 "국내 증여세가 해외보다 세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세금 규모와 납부 일정 등 개인적인 이유로 주식을 매각하는 것으로 회사 펀더멘탈(기초 체력)과는 별개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주주는 "주가가 100만원이 넘었는데 무상증자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무상증자는 주주에게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주는 것이다. 주주는 돈을 들이지 않고 많은 주식을 가질 수 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지만 주주 친화 경영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삼천당제약의 연구개발 인력 규모가 다른 기업보다 작은 편인데 성과를 낸 것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질문도 있었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연말 사업 보고서 기준 중앙, 바이오 연구소에서 총 35명이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몇백~몇천명이 모여서 만든 게 아니고 하버드대 학생이 친구와 대화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면서 "플랫폼 기술은 인력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시대를 예측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연구원과 협업해 개발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35명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했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연결 매출 2318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100억원도 벌지 못하는 회사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는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선 장병원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유연갑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