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068270)그룹 회장이 11년 만에 주주총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최근 인천 송도 공장에서 발생한 직원 추락사(墜落死)를 수습하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서 회장은 주주들에게 "마음고생을 시켜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서 회장은 24일 오전 10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3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 회장이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서 회장은 "(송도 공장) 배관 공사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업무 수행 중 발생한 문제인 만큼 면밀히 살피면서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을 충실히하겠다"고 했다.
서 회장은 올해 연결 매출 5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1분기 3000억원, 2분기 4000억원, 3분기 5000억원, 4분기 6000억원 등 분기별 영업이익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연결 매출 4조1625억원, 영업이익 1조1685억원을 기록했다.
서 회장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중동 리스크가) 저희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수출 위주의 기업인 만큼 오히려 고환율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경쟁 업체들이 해외에서 저가로 덤핑하는 경우가 있는데 셀트리온은 너무 저렴한 값에 시장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은 4중 작용 비만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서 회장은 "올해 5월 비만 치료제 동물 실험을 하고 결과가 괜찮으면 내년 임상 1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살이 빠지고 누구는 안 빠지는 일이 없도록 균일한 체중 감량 효과를 목표 한다"면서 "구토, 복통, 근육 손실 등의 부작용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 주주는 "비만 치료제 임상부터 상업화까지 실적 반영을 언제 기다리겠느냐"면서 "굶어 죽겠다. 현재 제품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그밖에 ADC(항체 약물 접합체)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ADC 후보 물질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신속 심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ADC는 항체에 약물(페이로드)을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파괴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이다.
이날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셀트리온 주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 7일 종가 기준 40만원대까지 올랐으나 현재 19만~2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주주들은 "코스피 5000 시대 셀트리온 주가는 언제 오르느냐" "남들이 손가락질해도 셀트리온 주식을 갖고 있었다" "주식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느냐" "짐펜트라 매출도 예상보다 안 나오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짐펜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렘시마를 피하(皮下) 주사 제형으로 바꾼 제품이다.
서 회장은 "반도체, 방산, 조선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다른 (바이오) 산업은 그만큼 속도를 못 내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짐펜트라는 미국 보험사 등과 관계가 있다"면서 "처방 데이터를 보고 있는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주총에선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750원을 배당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서 회장은 "올해부터 세후 이익의 3분의 1은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려드리고 3분의 1은 투자하고 3분의 1은 (현금으로) 유보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1조7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결의했다.
서 회장은 "일부 주주들이 (다른 경영진에게) 욕설 문자를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 주주들과 좋았던 관계로 돌아가면 좋겠다"면서 "다음 주주총회는 축제 분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